윤여준(사진) 전 환경부 장관이 검찰총장 사퇴 후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에 등극한 윤석열 전 총장에 관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정치인들의 ‘멘토’로 활약해온 그는 윤 전 총장과 ‘파평 윤씨’ 종친지간이기도 하다.

윤 전 장관은 17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온라인으로 출연, 윤 전 총장이 신당으로 1년 안에 대선을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도 이 부분을 모를 리 없고, 이에 따라 딜레마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이 성사된다면 당선 확률이 강력한 대선주자가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장관은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을 영입하려 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부터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현재로는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선 주자”라면서 “당내 마땅한 주자가 없어 윤 전 총장이라도 영입하겠다면, 그 분이 올 수 있는 여건과 상황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안에서도 윤 전 총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이가 있는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분들 사이에선 ‘어떻게 같이 갈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전 장관은 “자칫 이 사안을 모호하게 끌고 가면 관계 정립을 제대로 못할 수 있다”면서 “정치 지형이 움직일 때 길을 잃을 수 있고, 결국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 전 장관은 최근 ‘윤석열 열풍’이 과거 ‘안철수 효과’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안철수는 국민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윤석열은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나 ‘현실 정치’에 휘말렸다”면서 “총장으로 있으면서 법치와 헌법 정신, 국민상식 등을 이야기했는데 메시지 내용과 타이밍을 볼 때 정치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윤 전 총장은) 모욕적인 상황에도 일체 반응 없이 짤막한 멘트를 하는 것을 보고 그 정도면 훈련은 상당히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전 장관은 내년 대선을 이끌 시대정신으로 ‘혁신·공정’을 꼽았다.

그는 “국민의힘은 보수세력을 자임하고 있지만, 자유·민주·법치 등의 보수주의를 진정으로 추구하는지는 국민이 의문을 가질 것”이라며 “그래서 수구세력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국민의힘에 쓴소리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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