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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부검의, 사진 가리키며 "척추뼈 부딪혀 췌장 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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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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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4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1.3.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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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입양 전 이름)를 부검한 부검의가 17일 "사망 당일 이전에도 췌장에 큰 손상이 있었을 것"이라며 "아동학대가 분명해 보일 만큼 손상이 심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모 장모씨와 양부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A씨는 "사망 당일 최소한 며칠 전에 췌장에 큰 손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국과수에서 2002년부터 부검을 시작해 총 3800여건을 맡았다.

A씨는 "(췌장이)주변 장비와 붙은 채로 색이 변해있었다"면서 "조직검사에서도 섬유화가 발견돼 최소 5일 전에 심각한 손상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섬유화는 상처가 아물 때 살이 딱딱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정인이 사망 당시 췌장에서 이같은 흔적들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A씨는 "췌장이 척추뼈에 부딪히며 절단됐는데 일반 가정집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증상"이라며 "사고로 인해 생기기는 어렵고 폭행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간막에 의한 손상은 당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출혈이 많아서 (정인이가) 오래 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 측은 '심폐소생(CPR)로 췌장 절단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물어봤지만 A씨는 "신고된 사례도 없고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복부 이외에도 정인이의 온몸에서 멍 등의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 머리부터 팔, 다리 등 곳곳에서 멍이 발견됐고 갈비뼈와 머리뼈에는 골절됐다가 아문 흔적도 있었다. 아동학대의 징후로 여겨지는 잇몸 위쪽에 찢어진 상처와 팔꿈치 뼈 손상 및 탈구 등도 발견됐다.

A씨는 "손상이 너무 심하고 여러 곳에 있어 (학대) 구분을 할 필요가 없는 정도"라면서 "갈비뼈 골절 등은 사고로 안 생긴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정인이 부검 당시 사진이 공개되면서 A씨가 직접 학대 흔적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방청객들은 정인이의 부검 사진이 나오자 눈물을 흘리며 숨을 참지 못했다.

양모 장씨는 재판 내내 눈을 감고 눈물을 흘렸다. 재판 중간에는 정인이 사망 직전 장씨가 "빨리 와"라며 화난 목소리로 정인이를 재촉하는 영상도 재생됐다.

이날 재판에서 나온 증언들은 향후 장씨의 살인 혐의 고의성을 판단하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장씨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복부를 밟았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장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배를 가격하고 떨어뜨리고 심폐소생술을 한 사실은 인정하나 (사망 당일에) 강한 외력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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