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한인회 등은 “명백한 증오범죄”
애틀랜타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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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섹스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17일(현지 시각) N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애틀랜타 경찰과 시당국은 이날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섹스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고 성매매에 대한 유혹을 없애기 위해 성매매 업소를 제거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인종적 동기가 아니며, 자신이 섹스 중독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은 “용의자는 인종 증오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는 자신의 성중독 문제를 없애려고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롱과 지난해 재활 시설에서 섹스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사람들의 증언도 나왔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롱과 수개월 동안 재활원 퇴소 뒤 복귀를 돕는 시설에서 방을 함께 썼다면서 롱이 자신의 중독 질환에 대해 말을 아꼈다고 전했다. 다른 남성인 타일러 베일리스는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조지아주 로즈웰에 있는 재활 시설에서 롱과 함께 생활했다고 전했다. 그는 롱이 시설에 있는 동안 “병이 다시 도졌다. 성행위를 하기 위해 마사지숍에 갔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롱이 자신의 성 중독 증상 때문에 괴로워했다고 덧붙였다.
17일(현지 시각)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차이나타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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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서 촉발됐다는 초기 징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증오범죄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인 점, 범행 당시 롱이 ‘아시아인을 다 죽이겠다’고 외쳤다는 보도가 나온 점, 롱이 사건 전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낸 글을 올린 점 등을 봤을 때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한인회 등은 이 사건이 명백한 증오범죄이며, 경찰이 용의자의 섹스 중독을 범행 동기로 보는 것은 실상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날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업소 한 곳과 애틀랜타 시내 업소 두 곳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롱은 사건 당일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에 체포됐으며, 4개의 살인 및 1개의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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