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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브라질·러시아·터키…신흥국 줄줄이 기준금리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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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發 물가 급등에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인상 도미노

코로나19 충격 지속·부채 부담 등 예의주시 필요

터키 대통령, 중앙은행 금리인상 직후 총재 경질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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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흥국들이 원자재발(發) 인플레이션을 견디다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전해 실물경제 충격이 이어지고 있고, 부채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는 것이라 향후 신흥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에서 2.7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에서 당초 올릴 것으로 예상했던 인상 폭인 25bp(1bp=0.01%포인트)보다 50bp 높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를 크게 웃돈 것이 금리를 올리게 된 주된 배경이다.


원자재와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브라질의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5.2% 올랐다. 중앙은행의 물가억제 허용 한도(3.75±1.5%)에 근접한 것이다. 선진국의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자본이 유출돼 달러대비 헤알화 가치도 떨어졌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경제활동도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등 더이상 높은 수준의 통화 부양이 필요하지 않아 일부 정상화 가정을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3.2%로, 작년(-4.1%)에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5.0%로, 종전 3.6%에서 크게 상향조정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연말까지 브라질이 4%대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 역시 18일 기준금리를 17%에서 19%로 200bp나 올렸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 50~100bp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터키가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해 이번이 네 번째다. 터키 중앙은행(TCMB)은 물가 안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큰폭의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 레제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나시 아그발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했다. 지난해 11월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한 후 4개월만에 다시 경질한 것이다. 후임인 사합 카브브시오글루 총재는 저금리 기조를 옹호하는 비둘기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이프 대통령은 '높은 금리가 오히려 인플레를 유발한다'는 특이한 이론을 내세우며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도록 예전부터 요구해왔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전날 기준금리를 4.25%에서 4.5%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동결이 우세했는데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인상으로 방향을 급히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등이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꼽힌다. IB들은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일부 신흥국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4분기엔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내년 초엔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1.3%로, 아직 인플레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신흥국들이 줄줄이 정책금리를 올리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대다수 신흥국이 올해까지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긴축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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