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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오세훈·윤석열 저격…선거판 뒤집으려 등판한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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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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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9.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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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7 재보궐 선거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4월 총선 대승을 이끌고 영예롭게 당대표 임기를 마친 이후 사실상 정치 일선에선 물러난 상태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지 당 안팎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대선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의 등판이 당내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대표 사퇴 후 7개월 만에 전격 등판

    이 전 대표는 최근 친여 유튜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수세에 몰린 여당을 두둔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 19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재보선 판세에 대해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거 같다"며 여권 지지자들을 고무시켰다.

    특히 선거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LH 사태에 대해 “이것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거꾸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거짓 해명 논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전 대표는 "1995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찬종 후보가 40%, 조순 후보가 20% 대를 유지해 거의 희망이 없었는데 결정적으로 박찬종이 떨어진 게 거짓말 때문"이라며 "우리는 관리를 잘못한 일이지만 오세훈 후보는 자기가 한 일이니,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의 거의 3분의 2는 장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LH 사태'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고 허탈해하는데,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윗물은 맑은데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즉각 "승리 호소인" "궤변" 등 야당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반면 여당의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의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당 단일화 후보와의 양자 대결은 물론 3자 구도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위기에 봉착하자 지난해 총선 때와 같은 반전 승리의 확신을 지지자들에게 심어주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영선 후보는 이 전 대표의 전면 등장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찬 대표님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계신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 전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박 후보의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보편 재난지원금 공약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의 경우) 1조원 중 2000억원은 부가세 등 세금으로 회수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8000억원이 들어간다”며 “인구 300만명의 부산은 2500억원 정도면 (10만원씩) 지역 화폐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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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과 만찬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정, 김한정 의원, 이해찬 전 대표, 왕이 외교부장, 박정, 김영호, 김성환 의원.(김한정 의원 제공) 2020.11.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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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보선 불만끄나…'역할론'에 쏠리는 눈


    무엇보다 이 전 대표가 선거에서 져본 일이 없는 '선거 전문가'란 믿음이 '구원투수' 역할론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서도 "선거에서 진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가 "(선거에) 왜 져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내자 여권 지지자들이 그의 등판에 고무된 분위기를 보였다.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주장해온 이 전 대표의 최근 행보는 재보선 결과가 그만큼 차기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국 상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엄중한 상황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재보선의 의미에 대해 "이게(재보선) 없으면 내년 대선까지 아스팔트 길을 달리면 되는데 보궐선거로 자갈밭으로 가냐, 포장길로 가느냐가 결정되게 됐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즉 재보선 결과에 따라 문재인정부와 정권재창출 명운이 걸려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재보선을 넘어 차기 대선에 대한 전망도 거침이 없었다. 지난 1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민주당 주요 차기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그동안 여러 차례 혹독한 검증을 받았지 않나"라며 "현재의 지지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여론 조사상 하락세가 여러 번 입증되는 것 같긴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라 지지율이 유지되기 어렵다"면서 "무얼하든 개의치 않지만, 정치를 한다면 땡큐"라고 평가했다. 다른 방송에선 "검사가 아니라 깡패의 언어"라며 신랄하게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당대표 시절 윤 전 총장에 대한 함구령을 내려 언급을 자제한 것과는 다른 기조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재보선 측면 지원 이외에도 또다른 '이해찬 역할론'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치행보 재개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실제 민주당 내에서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차기 당대표 선거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민주당으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며 "어느 한 주자에게 치우치지 않고 민주당이란 테두리 안에서 강한 후보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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