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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LH 임직원 투기 논란

LH 혁신안 이달 말에…분리 보다 '조정·통제'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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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분리 방안은 현실성 없다는 지적

지방 공기업 이관은 같은 부작용 우려

일부 기능조정 수준 혁신 방안 나올 듯

'정보통제 방안' 더 중요한 과제 지적도

뉴시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17일 전북 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 건물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21.03.17.pmk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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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혁 방안이 이달 말 발표된다. 각종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고강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어떤 처방을 내놓을 지 정부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달 말까지 LH 개혁을 위한 대책안을 확정·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당정은 여러 채널을 가동해 LH 혁신방안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고위당정 협의회 최종 조율 작업을 거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하는 스케줄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기는 다음 주 초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LH는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토공)와 대한주택공사(주공)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직원이 약 9630명에 달하며 자산 규모는 184조3000억원이다.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면서 생긴 부작용을 막기 위해 LH를 다시 쪼개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 같이 극단적인 방식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경을 해체시켰다가 오히려 문제를 키운 것을 똑똑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도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하는 바람에 오히려 바다 치안·구조 역량을 약화시킨 경험이 있다"며 "LH를 개혁해야겠지만 공공주택 공급의 일선에 있는 기관을 해체하거나,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주택부나 주택청 같은 정부 조직을 새로 만들어 주택공급 기능을 옮기는 방안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됐지만 기획재정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경우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는데다 그동안 공들여온 3기 신도시 등 공급정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발 정보를 독점하는 현 구조로 사태가 촉발된 데다 국민적 불신이 높아진 LH를 개편 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LH의 역할을 줄이거나 일부 기능을 떼어내는 수준의 조정 방안을 꺼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 택지개발 업무를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같은 지방공기업으로 이관해 LH 역할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

테크노밸리와 산업단지 같은 대규모 택지 개발사업을 지방 공기업이 맡아 추진하는 게 실효성이나 역량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택지개발 업무를 나눠 맡는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LH의 택지개발 기능을 지방 공기업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내부정보 통제대책 없이 LH가 가진 기능을 쪼개고 여러 기관으로 나눈다면 결국 기관만 바뀌어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 민간에 맡긴다면 더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기능을 어떻게 배분하느냐 보다 개발 정보를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기할 생각조차 못할 정도의 강력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토지보상업무 등 관련 부서는 1년 등 짧은 주기로 순환보직을 실시해 장기 계획인 토지개발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기본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자체적인 감독 기능 강화 등 그동안 작동하지 않았던 내부 통제 장치부터 제대로 확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도시개발을 비롯해 광역도로, 철도 등 각 기관에서 개발정보를 취급하는 부서의 소속 인력에 대한 감시·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 개발정보 감시·감독을 위한 별도 조직을 만들어 보편적 감시체계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당장 이번 사태 진화를 위해 조사 결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를 반영해 지난 경영평가 점수를 정정하고 성과급 환수까지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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