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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줌인]동학개미 1년, 4000만 계좌 시대…“주식 투자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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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대폭 늘어난 계좌수

“신규 증권사 출범·공모주 투자 효과도”

5년→8년→1년, 1000만 돌파 가속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4000만 시대가 열렸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으로,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증권계좌를 말한다. 지난해 말 국내 주민등록 인구는 5182만명, 이중 20세 이상이 4312만 명이다. 평균 성인 1명당 주식계좌 1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불붙은 ‘동학개미’ 운동의 결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올해 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NH투자증권을 찾은 시민들이 청약 공모를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최상단인 6만 5천 원으로 공모 금액은 약 1조 5천억 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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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명당 계좌 1개꼴, 지수 상승 효과 톡톡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4006만7529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3000만 계좌를 돌파한 이후 1년 만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지난 2007년 7월 처음 1000만개를 넘어섰다. 5년 후인 2012년 5월 2000만 계좌로 늘어났다.

1000만 계좌가 증가하는 데 앞서 5년, 8년이 소요됐지만, 최근에는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8년), 반도체 호황기(2017~2018년) 등으로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2000포인트 전후에서 움직였다.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해 ‘박스피’(박스권 코스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흐름을 바꿨다. 주요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 정책과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자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이 유동성을 타고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코스피 지수도 종가 기준 올해 1월 7일 사상 최초 3000포인트를 넘어서는 새 역사를 썼다. 즉, 가파른 지수 상승으로 계좌 증가에도 속도가 붙은 것이다.

일상이 된 주식 투자, ‘포모 증후군’도

개인 투자자 수의 확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말부터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며 개인 투자자 수급이 상대적으로 힘을 잃었지만 여전히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0조원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투자자 예탁금은 20조원대, 신용거래융자는 9조원대였다. 1년 사이 2~3배 늘어났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 올해 토스증권처럼 핀테크에 기반을 둔 증권사들이 새롭게 출범한 점도 계좌수 확대에 영향을 줬다. 이달 정식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오픈한 토스증권의 경우 벌써 13만 명이 계좌 개설을 마쳤다.

공모주 청약 제도 변화도 힘을 더했다. 올해부터 소액주주도 최소 1주를 받는 균등배정이 도입됐다. 지난 18일 화려하게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6개 증권사에서 중복 청약이 가능했다. 그 결과 약 240만 계좌 참여라는 역대 최다 청약 건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실제 3000만 계좌에서 3500만 계좌까지 9개월이 걸렸지만, 3500만 계좌에서 4000만 계좌로 뛰어오르는데 겨우 3개월 차이가 있었다. 오는 5월부터 중복 청약이 제한되지만, 올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야놀자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대기 중이다.

증권 실적 급증부터 리딩방 기승까지

주식거래 활동계좌 증가로 가장 득을 누린 이들은 증권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7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은 5조9148억원으로 전년 4조8945억원 대비 20.8% 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지난해 증권사 전체 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43.8%(4조1573억원) 늘어난 13조6511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평균 연봉 2억원대 증권사도 나왔다.

반면 주식 초보자를 노린 투자 리딩방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지난해 6월 말 1841곳으로 집계됐고, 이후 최근까지 489곳이 새로 생겨났다. 금감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자 피해 신고는 2015년 82건에서 지난해 556건으로 5년 만에 약 6.8배로 늘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4000만 주식거래 활동 계좌를 주식이 보편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상징적 숫자로 판단했다. 황 위원은 “상승 국면이 유지되는 한 계좌 수는 늘어나겠지만 최근 1년 동안 주식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는 다 들어와 상승세는 완만해질 것”이라면서 “이들을 계속 붙잡아 놓기 위해선 적절한 투자·기업 정보를 전달하고 거래 불편함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등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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