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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붕대’ 감은 김연경이 해냈다…흥국생명, 챔피언결정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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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기업은행에 3-0 승

김연경, 23득점 승리 이끌어


한겨레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여자배구 플레이오프 3차전 기업은행전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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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투혼의 ‘갓연경’이 결국 해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거포 김연경(33)의 맹활약에 힘입어 2020~2021 도드람 브이(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흥국생명은 24일 안방구장인 인천계양체육관서 열린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3차전에서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 알토스를 3-0(25:12/25:14/25:18)으로 꺾고 2승1패를 기록,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 진출했다.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승자가 챔피언결정전에 100% 진출하는 기록도 계속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하루를 쉰 뒤 26일 저녁 7시 정규리그 1위팀 지에스(GS)칼텍스와 서울 장충체육관서 맞붙는다.

22일 경기 중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해 진통제를 먹고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나온 김연경은 실로 ‘월드클래스’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이날 23득점을 올린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은 무려 59.45%에 이르렀다. 1세트에만 8득점에 공격성공률 87.5%라는 가공할 공격력을 선보인 김연경 앞에 기업은행 선수들은 얼어붙은 듯했다. 1세트 첫 득점과, 3세트 마지막 득점 모두 김연경의 손끝에서 나왔다.

김연경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늘이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선수들끼리 플레이오프 슬로건을 ‘끝까지 간다’라고 정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챔피언결정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라이트 브루나도 14득점(공격성공률 42.42%)하며 김연경과 좌우 쌍포를 완성했다. 그동안 범실이 많아 ‘불운아’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브루나는 후위공격도 5개나 성공시키며 모처럼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을 웃음 짓게 했다. 박 감독이 플레이오프의 ‘키플레이어’라고 칭했던 김미연(6득점)도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상대 리시브를 흔들며 자기 몫을 톡톡히 했다.

공격수들이 승리를 이끌었지만, 보이지 않는 수훈선수는 세터 김다솔이었다. 시즌 도중 이다영이 빠지면서 갑자기 경기에 투입돼, 불안함을 노출했던 김다솔은 최근 경기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볼 배급 능력을 보이면서 확실한 주전 세터로 자리 잡았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서브도 돋보였다. 김다솔의 활약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주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이날 비디오판독을 세 번 신청해 모두 성공시키는 행운도 따랐다.

반면, 기업은행은 주포 라자레바가 16득점을 기록한 것을 빼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빈약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특히 범실이 19개에 달해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김우재 감독은 2차전에 이어 주전 세터 조송화를 대신해 김하경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으나 이번엔 먹히지 않았다. 인천/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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