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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이슈진단] 브라질 기준금리 인상에 주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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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3월 브라질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Selic rate)를 75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한 2.75%로 결정했다. 바야흐로 신흥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작이다.

통화정책위원들은 시장 예상치(50bp)를 상회하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대내외 다양한 변수에 대해 평가했다. 선진 시장은 재정 부양책과 백신 접종에 따른 양호한 경기 회복에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브라질을 포함한 신흥 시장에서 도전적인 환경을 연출할 것으로 우려한 점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귀결됐다.

특히 헤알화 약세와 원자재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향후 수개월간 높은 물가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물가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겠지만, 팬데믹 대응을 위한 추가 재정 지출과 개혁정책 지연은 브라질 위험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 같은 대내외 리스크 증가로 인해 기존 통화정책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경로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앙은행은 △헤알·달러 환율 5.7헤알 △구매력지수(PPP) △Focus Survey 이자율 전망치를 적용해 2021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기존 3.4%에서 5%로 상향 조정했는데 2021년 인플레이션 타깃 상단(5.25%)에 맞먹는다. 즉, 물가 안정이 핵심 책무인 중앙은행 입장에선 3월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실시하기에 적절했을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물가 억제에 우선순위를 두되 경기 회복 경로와 시장 기대도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스탠스는 주식시장과 헤알화 강세, 장기채권 금리 상승을 제한할 것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예상보다 물가 압력이 길어질 수 있지만 기조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2022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시장 전망치와 동일한 3.5%로 제시했다.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기본 시나리오상 연말 정책금리를 4.5%로 설정했다. 따라서 향후 물가 전망 혹은 대내외 리스크 변화가 없는 한 3월 통화정책 성명서와 같이 5월에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포퓰리즘 지향이 재정과 헤알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할 것이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이 반영되는 2월 이후 매크로 지표도 통화정책에 참고할 것이다. 투자심리가 정부 정책 불안과 재정 이슈보다는 독립성을 부여받은 중앙은행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통화정책 정상화는 굴곡은 있겠지만 중·장기 관점에선 브라질 금융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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