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박영선 "吳, 내곡동 거짓말" VS 오세훈 "文정부 국민에게 몹쓸짓"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첫번째 TV토론에서 거세게 맞붙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맹공을 폈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발생했단 점을 거듭 강조했다.

포문은 박 후보가 먼저 열었다. 그는 오 후보에게 서울 강남구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약 36억원을 보상받은 것 외에 추가로 더 받은 것이 있냐고 거듭 물었다. 오 후보는 "정확히 말하면 모른다"며 "장인, 장모가 받았는데 제가 어떻게 아냐"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에 "36억원 보상 말고도 지구 안에 단독주택을 또 특별분양 받았다"며 오 후보가 계속 말을 바꾼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오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갔었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관련 의혹의 핵심은 오 후보가 측량 장소에 갔느냐, 안 갔느냐. 즉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에 "안갔다. 그러나 기억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 후보는 "본질이 옮겨갔다. 사건의 핵심은 3가지다"라고도 덧붙였다.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땅이지 보상 받으려고 산 게 아니란 점, 시장 재임 시절 지구 지정에 관여했냐는 점, 당시 시가에 비해 더 보상 받았느냐는 점 등을 봐야 한다는 게 오 후보의 입장이다. 오 후보가 "그 땅의 존재 자체가 제 마음 속에 없다"고 거듭 밝히자 박 후보는 "말을 왜 매번 바꾸냐. MB랑 어쩜 그렇게 똑같냐"고 응수했다.

반면 오 후보는 이번 선거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생겨났단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당규를 바꿔 후보를 냈다고 언급하며 해당 투표에 박 후보가 참여했냐고 물었다. 박 후보가 "안했다"고 답하자 오 후보는 "2차 가해에 거의 동의했다고 생각한다. 불참은 결론대로 내버려두겠단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박 후보는 이에 "함부로 상대방을 규정하지 마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난 것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무상급식 때문에 보궐선거가 생겼다. 보궐선거가 원인 제공을 했단 의미에선 똑같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랑 똑같냐"고 황당해 했다.

오 후보는 오히려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사죄할 생각이 있냐"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저는 여러차례 사과했다"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그렇다면 피해 호소인 3인방(남인순·고민정·진선미 의원)은 쓰지 말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도 (고민정 의원에게) 후궁 발언을 한 대변인(조수진 의원)을 여전히 쓰고 있다. 그건 상처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에 반대한 오 후보를 향해 "부자와 어려운 이란 계급 위주로 꼭 그렇게 아이들에게 가는 돈을 차별해도 되냐"며 "최근에는 어울림 플라자 반대한다며 장애인 차별도 했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부잣집 아이에게 갈 돈 아껴서 가난한 아이에게 계층 이동 사다리를 만들어주자는 게 제 주장"이라며 "어울림 플라자 공약은 제가 허용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이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도 밝혔다. 그는 박 후보가 내건 공약 100여 개를 모두 실현하려면 1년에 15조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5년 간 4조원 가량 예산이 투입된다고 밝히며 "오 후보는 늘 하는 일이 부풀리고 남의 말을 끝까지 안 듣고 성급하다"고 날선 발언을 내놨다.

오 후보는 거듭 자신의 시정 운영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박 후보가 앞으로 5년간 서울에 3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것도 불가능하단 입장이다. 그는 "제가 시장이 되면 한달 안에 초스피드로 신속한 주택 공급을 시작하겠다"며 "재건축·재개발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걸 이 정부가 억눌러놓은 게 있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모두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슴 속에 부동산 때문에 응어리 진 거 제가 다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집값, 전셋값, 월세 오르면 주머니 사정이 얇아지고 경제 악순환의 계기가 된다"며 "그런 의미서 문재인 정부가 참 몹쓸 짓을 시민들께 했다"고 비판했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