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8914억 위안(약 153조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보다 3.8% 성장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웨이 로고.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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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역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중국 화웨이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제재 직격탄을 맞아 스마트폰 사업이 맥을 못 췄지만 5세대(5G) 통신장비와 클라우드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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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가 ‘효자’, 통신장비도‘호실적’
화웨이는 지난해 8914억 위안(약 153조3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31일 밝혔다. 2019년보다 3.8% 성장했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3.2% 증가한 646억 위안(약 11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화웨이 측은 “2019년부터 미국 제재로 어려움이 겪었지만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운영 데이터를 정부와 고객·공급업체·직원에게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 밖 실적 호전에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데이터 등을 포함하는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이 효자 노릇을 했다. 매출이 전년보다 23% 증가한 1003억 위안(17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나는 화웨이 매출.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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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위기에도 노트북 잘 팔려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PC 등을 담당하는 컨슈머 비즈니스 부문도 전년보다 3.3% 성장했다. 매출이 4829억 위안(약 83조1700억원)으로 전체 외형에서 차지하는 비중(54.2%)이 가장 컸다.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노트북 같은 정보기술(IT)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5G 통신장비가 포함된 캐리어 비즈니스에서도 3026억 위안(약 5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보안 논란 속에서도 전년 대비해 0.2% 성장했다. 화웨이는 “코로나19 확산에도 170여 개 국가에서 1500개 이상의 고객과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도 화웨이의 앞길은 안갯속이다. 무엇보다 미국 제재가 계속돼 주력 사업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이 험난할 전망이다. 미국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해 2019년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지난해엔 하드웨어(반도체) 공급을 집중 압박했다. 현재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장착하기 위해 설계한 칩을 사실상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 줄어든 1억8900만 대였다.
화웨이 부문별 비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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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특허 로열티로 실적 개선 노려
화웨이는 부진한 스마트폰 실적을 5G 특허로 메운다는 전략이다. 최근 자사의 5G 특허 기술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업체들에 5G폰 한 대당 최고 2.5달러(약 2800원)의 로열티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5G 표준특허에 대해 한 대당 각각 3.58달러(약 4000원), 2.5~5달러(약 2800~5600원)를 받고 있다.
경쟁업체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관련 특허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 실적 보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올해 전 세계 5G폰 출하량이 6억 대가 넘을 것으로 내다본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에만 546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5G 필수 표준특허는 302건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5G 필수 특허의 5분의 1(19%)가량이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코로나19 등 어려움 속에서도 비즈니스 운영을 더욱 강화했고 성과로 이어졌으며, 앞으로도 고객·파트너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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