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靑 연루 가능성
차 본부장 “李 비서관에 소개받아
이규원 검사 전화 올 것 이미 알아”
李 비서관, 李 검사와 연수원 동기
檢 윤중천 보고서 유출 배후 의심
靑 유착 의혹 버닝썬 사건 덮으려
김학의·장자연 사건 띄우기 의혹도
검찰, 조만간 李 비서관 소환 전망
이광철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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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출국금지할 당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에게 이규원 검사를 소개해 준 인사는 청와대 이광철(사진) 민정비서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차 본부장과 이 검사는 지난 1일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사건에 청와대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비서관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017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시작으로 민정비서관까지 오른 이 비서관은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의혹과 장자연 사건 재조사, 버닝썬 사태 수습 등의 배후로 꼽히면서 ‘기획사정’ 의혹의 키맨이라는 시선도 받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차 본부장으로부터 “이 비서관이 이 검사를 소개했으며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출국금지를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검사가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방향으로 교통정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차 본부장 측은 “(이 비서관)연락을 받고 이규원 검사 전화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검사에게 전화를 받고 얼른 (출국금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에서 출국금지를 요청할 검사가 필요했는데 그 부분을 이 비서관과 이규원 검사가 해결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비서관과 이 검사는 연수원 동기로, 같은 법률 사무소에서 2년 동안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심야에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 요청서를 보내며 무혐의 처분이 난 서울중앙지검의 사건번호와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의 내사 사건번호를 썼다. 차 본부장은 이 검사의 긴급 출금 요청서를 허위인지 알고도 승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본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김 전 차관의 출입국 정보를 177차례 무단 조회하도록 한 뒤 보고받은 혐의도 있다. 수사팀은 차 본부장과 이 검사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이 비서관이 출국금지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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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서관은 윤갑근 전 고검장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등이 2019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과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지난달 서울서부지검 압수수색에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이던 이 검사가 2018년 12월∼2019년 1월 김 전 차관에게 별장 성 접대를 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면담 전후로 이 비서관과 통화를 했던 통화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중천 보고서’를 특정 언론에 유출한 의혹을 받는 이 검사의 배후에 이 비서관이 개입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윤중천 보고서’ 초안과 수정본, 최종안을 토대로 이 검사가 조작한 정황을 포착하고 ‘김학의 사건’ 자체가 기획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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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서관은 2018년 경찰·청와대와 유착 의혹이 불거진 ‘버닝썬 사건’에서도 국면전환을 위해 김학의·장자연 사건을 의도적으로 띄운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비서관은 민갑룡 전 경찰청장이 국회에 출석해 별장 성 접대 영상에 나온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윤규근 총경에게 “더 세게 해야 했다.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에 만들었어야 했는데” 등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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