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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10년만에 돌아온 吳…"고통속 서울시민 보듬어달라는 지상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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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재보궐 선거 여당 참패 ◆

매일경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7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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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당선인이 10년 만에 서울시장을 탈환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오 당선인은 8일 0시께 당선이 확정된 후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 부인 송현옥 교수와 함께 나타나 축하 꽃다발과 과거 자신이 시장 시절 서울의 마스코트였던 '해치'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한참 망설이다가 말문을 연 그는 "기뻐야 할 순간인데 정말 가슴을 짓누르는 책임감을 주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경제난 때문에 정말 큰 고통 속에, 불편함 속에 계시는 서울시민이 너무나 많아 이분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보듬고 챙길지 생각하면 정말 크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통 속에 계시는 많은 서울시민 여러분을 보듬어 달라는 취지의 지상 명령으로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일을 할 때는 머리로 일했다. 그러나 앞으로 제가 시장으로 일할 때는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향해 "우리 모두의 아들딸"이라면서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해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제가 잘 챙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오 당선인은 출구조사가 발표된 후 기자들 앞에서 "이번 선거가 특히 길었다"며 "처음 출마 선언을 하고 석 달 정도 긴 경선과 단일화를 치르고 결승에 이르기까지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의 승리는 이미 4시간 전인 7일 오후 8시 15분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예견됐다.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TV를 보던 오 당선인은 압승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고개를 떨궜다. 두 눈을 5초간 질끈 감았다 뜬 그는 감정이 복받친 듯 고개를 잠시 들었다가 다시 숙였다. 눈시울은 붉어졌다.

오 당선인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보수 진영의 스타급 정치인이었다. 변호사, 교수, 방송인으로 활동한 그는 16대 국회의원 선거(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2006년 마흔다섯의 나이로 최연소 서울시장에 뽑히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꺾고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했을 땐 차기 대선 잠룡으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무상급식 이슈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서울시의회가 보편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오 당선인은 이에 강력 반발했다. 이후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됐다. 결국 오 당선인은 정치적 책임을 지고 2011년 8월 자진 사퇴했다. 이후 그는 말 그대로 '가시밭길'을 걸었다. 두 달 뒤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되자 오 당선인에겐 상대당의 유력 대권 후보를 만들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며 재기를 노렸다. 지역구도 정치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를 택했다. 그러나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긴 했지만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해 또 한 번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은…

△1961년 서울 성동구 출생 △대일고 졸업, 한국외대 법대 입학 △고려대 법대 편입 △26회 사법시험 합격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서울 강남을) △33·34대 서울시장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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