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에 참담한 타격"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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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한국에서 치러진 4·7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정치 상황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양대 도시 유권자들이 곤경에 처한 지도자에게 '참담한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유화적인 대북 정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논평했다.
NYT는 '내로남불'(Naeronambul)이라는 표현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국민들이 비판하는 여당의 태도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설명과 함께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정치학)는 NYT에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무능하더라도, 적어도 보수보다 윤리적으로 우월하길 바랐다"면서 "선거 결과는 문 정부의 폭발적인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들의 오랜 불만이며, 문 대통령은 이제 레임덕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보수 세력이 대선을 1년 앞두고 떠오르고 있다"며 선거 결과를 전했다. 특히 한국의 정치적 우파와 좌파는 외교 정책에 대한 관점이 크게 다른데, 최근 한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론은 중국 문제와 관련해 보수적 관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싱크탱크인 시카고 글로벌 문제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80% 이상이 중국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60%가 중국을 경제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놀라운 패배'를 겪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미래가 의심스러워졌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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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영매체 자체 반응 없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1층에서 입장 발표를 한 뒤 굳은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고 있다. 박 후보는 당사에서 지도부 면담을 마친 뒤 개표상황실에 는 들리지 않았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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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도 한국에서 치러진 보궐선거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일 현안 해결이나 관계 개선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이 선거 참패로 레임덕에 빠지면 외교적 정치적 여력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교도통신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불만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면서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했다'며 '문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면 징용·위안부 소송 문제 등 한일 간 현안 해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서울 유권자들이 (성추행 혐의로 사임한) 전임 시장의 스캔들로, 여성의 권리에 주목했다"는 내용의 AFP통신 기사를 전재하고 별도의 기사는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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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보수에 매혹된 것 아냐…여당 심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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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외신들은 다만 야당의 승리는 실제 야당의 승리가 아닌 '여당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NYT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에게 투표하려는 유권자들은 오 시장이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투표한 것이 아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을 원하기 때문에 투표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한국 유권자들은 보수에 매혹되지 않았으며 야당이 승리해도 야당의 승리가 아닌 여당의 패배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유권자들은 정치를 두 개의 나쁜 옵션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정부는 비틀거리고 야당은 유권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환멸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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