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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外人…코스피 상승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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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외국인 유입세 전환 가능성

중국·인도에서 한국·대만으로…신흥국 內 자금 흐름 변화 감지

美 경기 회복에 IT·수출 비중 큰 국가들 수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외국인 자금이 5개월만에 순유입 추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 IT 중심의 제조업 경기와 교역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우리나라와 대만으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등 신흥국 내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가 감지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커지는 모양새다.


10일 IBK투자증권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총 2조32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11월(5~24일) 이후 최장 연속 순매수다. 지난달 통틀어 단 4거래일만 순매수했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약 5개월만에 수급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중국·인도에서 한국·대만으로…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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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만에도 1분기 외국인 자금 이탈 이후 이달 들어 순유입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1분기 중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던 중국과 인도에서는 이달 들어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신흥국 내 외국인 자금 흐름의 변화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변화가 IT를 비롯한 제조업과 교역 경기의 회복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대만과 중국·인도의 경제 및 증시 구조에서 확인되는 뚜렷한 차이도 이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과 주식시장 내 IT 업종 비중이 중국과 인도 대비 훨씬 높다. 실제로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상위 1,2위 모두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1조1245억원)와 SK하이닉스(4669억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만으로도 순매수 3위인 카카오(2625억원)의 4배 이상, 4위인 기아(1152억원)의 10베에 달했다.


기업이익·경제지표에서도 우위…코로나19 확산 영향은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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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대만의 상대적 우위는 기업이익과 경제지표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두 국가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신흥국 시장 전체는 물론 중국, 인도보다도 가파르게 상향되고 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대만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각 국가별 내부 설문조사 결과라 국가간 직접 비교는 적절치 않지만 방향성에서도 이미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현황과 환율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내수 시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인도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이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도 4차 확산을 경계할 만큼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인 분위기다. 안 연구원은 "환율의 경우 연초 이후 미국 달러화(貨) 강세 흐름이 신흥국 전체에 부담 요인이지만 최근 국가별 외국인 수급 변화와 실질실효환율 변화 사이에서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국 수요 회복 가속화에 주목…강한 회복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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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국 수요 회복 가속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과 대만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그에 따라 코스피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 신흥국 내 외국인 자금 이동은 IT 제조업과 수출 경기에 대한 강한 회복 기대가 기반인데 중요한 변수인 미국의 수요가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의 경제 전망에 반영된 것처럼 올해 미국 경기는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매우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미국 내 소비와 생산 측면에는 코로나19 충격이 남아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하위의 소비자재고 항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종 소득 보전 정책에도 신규 소비 지출 대신 저축을 늘리고 기존 보유 재고를 소진하는 데 집중했음을 뜻한다"며 "이로 인해 제조업체의 재고/출하 비율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제조업 신규주문과 수입 확대로 이어지고, 우리나라와 대만의 제조업, 수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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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 경기의 회복 여건은 이미 조성됐다. 지난 3월 통과된 1조9000억달러(약2130조원) 규모 경기 부양책이 핵심 동력이다. 부양책 중에서도 1인당 최대 1400달러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가장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데 지난 7일 기준 이미 90% 이상 집행됐다. 안 연구원은 "미국은 유럽 등 여타 지역에 비해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강하지 않고 이동성(Mobility) 지표도 높아지고 있어 실물 경제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중에 뿌려진 대규모 현금은 4월 중 발표되는 소비 지표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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