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입당할 것" "만날 수 있다"…尹 두고 국민의힘·김종인 미묘한 신경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호영 '상임고문' 제안에 김종인 '거절' 알려지기도

김종인-윤석열 힘 합칠 경우 정계개편 새국면 맞을 것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지난달 4일 사퇴 후 별다른 일정 없이 칩거하던 윤 전 총장은 최근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방문해 조언을 듣고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는 등 비공식 활동을 이어가며 외부 노출을 자제해왔다. 2021.4.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범야권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 1위를 기록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4·7 재보선 승리로 보수재편 주도권을 쥔 국민의힘과 재보선 승리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나란히 윤 전 총장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앞다퉈 연이어 보내고 있다. 앞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일방적 구애를 펼쳤던 것과 달리, 입당시기를 구체화하거나, 대선을 위한 자금·조직 등 현실적인 이유로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당 입당을 "시기의 문제"라며 "대선주자는 커다란 정당을 배경으로 삼지 않으면 혼자서 상당 기간을 갈 수 없다"며 "끝까지 제3지대로 남아서 가는 상황은 거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경우를 보셨지 않느냐"며 "정말 대통령이 되려고 하면 시기의 문제이지 당 밖에 오래 있는 것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7월 전에는 거취를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입당시기도 제시했다.

현실적 이유도 제시됐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자금 문제도 입당하면 해결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모두 개인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주일에 1000만원씩 드는데 당 밖에서는 갈 수 없는 구조"라고도 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은 8일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활동하기에는 시간과 자금 등에서 굉장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를 제시한 분들 대부분이 돈, 조직 등을 이유로 중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도 그 지점에서 고민을 하면서 야권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국민의힘과 어떻게 힘을 합칠지 고민이 빨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의 발언은 재보선 승리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승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데 따른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 대표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경선에서 승리한 것 역시 이같은 자신감을 높이는 배경이 됐다.

재보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윤 전 총장을 향한 목소리를 냈다.

선거 다음날인 8일 퇴임한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려고 한다.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현재 그렇게 된 것 같다"고도 했다. 또 "윤 전 총장이 개별적으로 입당해 자기 정치활동 영역확보가 힘들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제대로 된 터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범야권 내 입지를 다진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차기대권 유력주자로 인정하고, 나아가 만남의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을 향해 국민의힘과 김 전 위원장이 나란히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도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를 발판삼아 보수재편의 중심이 되는 데 힘을 쓰고 있지만, 차기대권 1위인 윤 전 총장과 '킹메이커'로 거듭난 김 전 위원장이 힘을 합칠 경우 정계개편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보선 이후 주 원내대표가 김 전 위원장에게 '상임고문'을 제안했으나 김 위원장이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것 역시 이같은 분석의 배경이 되고 있다.
pkb1@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