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사장 '소통' 지론 따라
직급 대신 닉네임···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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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장님 자료 확인 부탁드려요.”
BC카드에서 직원들이 직급 대신 닉네임을 부르는 호칭 실험이 진행 중이다. 연공서열, 수직적 문화가 강한 금융권에서 잇따라 영어 이름을 도입하는 상황에 BC카드는 닉네임을 부르며 개방성을 더 확대한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닉네임 제도를 도입해 대부분 직원이 자신이 원하는 호칭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에 앞서 카카오뱅크·하나은행 등은 직함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BC카드는 이를 뛰어넘어 한글·영어에 상관없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닉네임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John’ ‘Mike’ 등 영어 이름뿐만 아니라 무빙워터·오시장·만수르·크크·원드래곤 등 다양한 닉네임이 등록됐다.
이 같은 시도는 지난 3월 최원석 BC카드 사장이 취임한 후 새롭게 추진된 것 중 하나라는 게 BC카드 측의 설명이다.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바로 소통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최 사장은 취임식도 유튜브를 통한 토크콘서트 방식으로 개최했다. 최 사장 본인도 ‘원스틴(Onestein)’이라는 닉네임을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본인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실제로 대학 시절 별명이라고 전해진다.
BC카드는 닉네임 도입을 통해 조직 내 자유롭고 유연한 문화가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BC카드 측은 “직원 개인의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스스로 고민해 만들어 보고 직원 간에 닉네임으로 부름에 따라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호칭 파괴 시도는 빅테크·인터넷은행 등에서 시작해 기존 금융사들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때부터 영어 이름을 써왔고 케이뱅크·토스 등은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여 부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영어 이름을, 신한은행은 올 2월부터 부서별로 원하는 대로 수석·선임 등의 호칭으로 부르는 방안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칭에서 직급 구분이 사라지다보니 예전보다 구성원 간 소통할 때 더 자유로워진 측면은 있다”며 “호칭 파괴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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