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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팔뼈 비틀려 '으드득' 부서졌을 것"…마지막 재판도 학대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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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빈 교수 "췌장절단, 양모가 발로 세게 밟았을 것"

내내 고개 숙인 양부모, 시민들은 "사형"…오늘 구형

뉴스1

16개월 여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1심 결심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 모인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버스가 도착하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1.4.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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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양천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의 1심 마지막 공판에서도 정인양이 생전에 학대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란 전문가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14일 열린 양모 장모씨와 양부 안모씨의 6회 공판에는 이정빈 가천의대 석좌교수가 증인으로 나왔다.

정인양 사인 재감정에 참여한 이 교수는 5회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법정에 나오지 않았으나 이날 공판에는 출석했다. 이 교수는 1심 재판의 마지막 증인이다.

정인양은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돼 10월 서울 양천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는데 사망 당일 췌장이 절단되는 등 심각한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 교수는 정인양의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에 대해 "아주 세게 칠 때 발생할 수 있다"며 "몽둥이에 스펀지를 감싸는 방법 등이 아니면 손바닥이나 발바닥"이라고 말했다.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일어나려면 주먹을 뒤로 뺐다가 힘껏 내지르거나 손바닥을 높게 들었다가 강하게 내리쳐야 하는데 장씨가 유방수술 등으로 팔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어 발로 밟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장씨가) 소파에서 두 발로 뛰어내려 (정인양을) 밟았으면 본인 몸무게에 중력까지 더해져 (정인양의) 피부나 근육에 흔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게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한쪽 발을 바닥에 고정하고) 밟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심폐소생술(CPR)을 잘 모르는 사람이 정인양에게 CPR을 해 복부에 손상이 생겼을 수 있지 않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이 교수는 "아무리 CPR을 몰라도 배를 누르는 사람은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교수는 "발로 밟으면 안 죽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냐"며 장씨가 정인양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을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교수는 정인양의 몸에서 발견된 여러 골절에 대해서도 "넘어지는 정도의 골절이 생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학대 가능성을 증언했고 두피 출혈을 두고는 "길쭉길쭉한 상처는 전부 두드려 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팔뼈의 말단 부위가 완전히 부스러졌는데 이는 팔을 비틀어야 나온다"며 "'으드득' 소리와 함께 탈골됐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장씨가 정인양을 '잘 울지 않은 애'로 평가했는데 갈비뼈를 다쳐 울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정인양이 택시로 병원에 이송되던 과정에서 '30초에 한번씩 호흡을 몰아쉬었다'는 정황에 대해서는 "죽어갈 때 나오는 숨이 그렇게 몰아쉬는 숨"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씨와 안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끝나면 검찰은 최종의견과 함께 구형량을 밝힌다. 이후 변호인은 최종변론을, 장씨와 안씨는 최후진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씨와 안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였고 피고인석 뒷쪽의 슬라이드에 정인양의 부검 사진 등이 나와도 돌아보지 않았다. 장씨는 이따금 펜을 들고 종이에 뭔가를 썼다.

이날도 많은 시민이 서울남부지법 정문에 모였다. 장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도착하자 시민들은 "양모 사형"을 외쳤다. 경찰의 통제 과정에서 시민들이 엉켜 넘어지기도 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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