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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독자적인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향후 예정된 금융당국의 각종 평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행법 상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데 제약이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이번 평가를 통해 어떻게 입장을 정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가려질 수 있어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카카오뱅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착수한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한번도 경영실태평가를 받지 않았다. 금감원은 3년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해 평가를 진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연기가 된 상황이다.

다만 이번 카카오뱅크 경영실태평가는 올 하반기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종합검사와는 다르다. 경영실태평가는 금감원이 주기적으로 금융사 경영상태 전반에 대한 점검으로 자본건전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적정성, 수익성, 유동성, 시장리스크 민감도 등을 주로 평가하게 된다. 반면 종합검사는 준법성 항목과 각종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카카오뱅크의 평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올 하반기 예정돼 있는 은행업 경쟁도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토스뱅크 인가 절차를 마무리해야 돼서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 여부는 하반기 은행업 경쟁도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은행 2개사가 영업 중이었던 2018년 은행업 경쟁도 평가에서는 업권 경쟁도가 다소 미흡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당시 금융당국은 2018년 평가의 보완책으로 ‘단기적으로 현행법상으로도 인가가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인 2019년 추가 인터넷은행 인가 접수를 받아 제3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번 하반기 평가에서도 신규 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행 금융지주회사법과 시행령 등에 따르면 금융지주사가 100%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갖는데 법적 제약이 없다"이라며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설립은 금융당국이 어떤 입장을 정하느냐가 중요하고 입장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이번 평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