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증선위서 안건 심의
최대 18조원 자금 수신 가능

금융당국이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을 다음 달 4일과 12일에 걸쳐 심의한 후 인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증권회사인 미래에셋은 다음 달부터 은행 예·적금처럼 고객 돈을 일정 기간 맡아주고 정해진 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발행어음은 1년 이내의 단기간 돈을 맡기면 만기에 정해진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으로 현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에서만 팔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 / 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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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5월 4일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여부를 심사한다. 이후 12일 열리는 금융위 회의를 거쳐 미래에셋 발행어음 사업은 최종 승인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월 첫 번째 증선위에 안건을 올릴 계획"이라며 "미래에셋이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데 큰 결격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인가 결정 권한은 증선위와 금융위 위원들에게 있어, 이런 절차가 끝나면 사업 인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래에셋은 지난 2017년 7월 발행어음 사업을 하겠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인가를 신청했지만, 그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며 조사를 시작하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자본시장법에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인가 절차를 일단 중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지난해 5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검찰 고발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부터 다시 미래에셋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에 착수했고, 지난 3월 25일에는 미래에셋 본사에서 현장 실사도 진행했다.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하면 미래에셋의 자금력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발행어음을 파는 증권회사는 발행어음으로 최대 자기자본의 2배까지 고객 돈을 모을 수 있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의 자기자본은 9조3462억원(2020년말 기준)이다. 미래에셋이 많게는 18조원이 넘는 돈을 수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실탄(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발행어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에셋이 법이 허용한 18조원 규모까지 발행어음 판매를 늘리지는 않으리라고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한편, 미래에셋이 발행어음 시장에 뛰어들면 발행어음 판매 경쟁으로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들은 지금도 은행 예·적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준다.

발행어음은 현재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1년짜리 약정식 발행어음은 연 1.15%가량의 금리를 준다. 주요 은행의 경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0.5~0.6% 수준이다.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가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보통 수억원 이상 거액은 은행에서 가입을 거절하는 것과 달리 많게는 수십억원 이상의 뭉칫돈도 정해진 금리를 주는 것도 발행어음의 장점이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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