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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사상 최대 ‘다단계 금융사기’ 메이도프, 미국 교도소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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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개국 3만7000명에 72조원 사기

징역 150년형 받고 수감 중 자연사

[경향신문]

경향신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사건을 저지른 미국 금융사범 버나드 메이도프가 8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도프는 수감 중이던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

CNBC방송 등을 종합하면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부터 2008년까지 세계 136개국에서 3만7000여명을 상대로 고수익을 미끼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그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금융사기를 저질렀다.

피해액은 최대 650억달러(약 72조5000억원)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투수 샌디 쿠팩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도 피해를 입었다.

1938년 4월 뉴욕시 퀸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22세 때 동생 피터와 함께 월스트리트에 발을 내디뎠다. ‘버나드 메이도프 투자증권’이라는 회사를 세워 동생, 두 아들과 함께 투자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실제로 메이도프는 고객이 맡긴 돈으로 단 한 개의 주식도 사지 않는 등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투자금을 은행 계좌에 넣어놓고 다른 고객이 맡긴 돈을 이용해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피라미드식 사기를 저질렀다.

사기극의 실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면서 드러났다. 상환이 불가능했던 메이도프는 가족들에게 “모두 거짓말”이라고 털어놨고, 두 아들 마크와 앤드루는 당국에 아버지의 행각을 알렸다.

2008년 12월 체포된 메이도프는 이듬해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 150년형을 선고했다.

그의 가족을 향한 수사와 배상 요구가 이어지자 장남인 마크는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차남 앤드루는 2년 뒤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형사재판과 별도로 메이도프의 재산 1710억달러를 몰수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문주영 기자 moon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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