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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4월 17일 ‘5월 15일’, ‘12월 5일’ 스승의날 언제로? [오래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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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1년 4월17일 「스승의날」일자 놓고 문교부·총무처 간 이견

40년 전인 1981년 4월 17일 경향신문에는 ‘스승의날일자 놓고 문교부·총무처 간 이견’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1973년 폐지됐던 스승의날을 다시 살리려 하는데 관계 부처들 간에 이견이 존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기사를 아래에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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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5월 15일 9년만에 부활된 스승의날을 맞아 각급학교에서 선생님의 고마움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경향신문자료사진.


스승 존경 풍토를 조성하고 교원들의 사기 앙양을 위해 문교부가 추진해온「스승의날」제정은 최근 크게 진전을 보고 있으나 어느 날로 정하느냐 하는 문제로 문교부와 총무처 간에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문교부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있는 5월이 가장 알맞다고 판단,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정해줄 것을 바라고 있으나 총무처는 기념일이 너무 많이 몰려 있는 5월을 피해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문교부 관계자들은 “스승의날 제정 원칙만 정해졌으면 날짜야 교원 등의 의견을 존중, 문교부안이 채택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각종 기념일들이 주로 봄·가을에 들어있는 판에 유독 스승의날만 추운 겨울철로 정할 이유가 없고 지난 73년 각종기념일 통·폐합으로 없어졌던 스승의날도 5월달이어서 5월 스승의달 복원이 바람직하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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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은 원래 퇴직했거나 병석에 누운 옛 스승을 찾아 뵙는 ‘은사의 날’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처음 스승의날이 제정된 것은 1964년입니다.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에 맞춰 제정됐지만 197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일로 통합·폐지되었습니다. 이후 폐지된 지 9년 만인 1982년 부활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스승의날이 다시 공공기념일로 제정된 1982년 당시의 기사를 보면 “정부는 정부는 이날(1982년 5월 15일) 상오10시 서울국립극장에서 국무총리, 문교부장관, 대한교련회장을 비롯,교육자와 학생대표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대한교련이 마련한 사도헌장을 선포”했습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유창순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오늘날 교육자들이 처해있는 사회적 경제적여건은 만족스러운 상태가 못되며 더우기 군사부일체라는 전통적인 스승에 대한 공경심마저 사회 일각에서 퇴색해가고 있음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정부는 조상으로부터의 가르침인 스승 경애의 미풍양속을 이어받고 교육 일선에서 묵묵히 노심초사하는 스승의 고마움을 다시 일깨우고 기리기 위해 스승의날을 제정, 기념토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스승의날이 부활한 지 39년이 지난 현재, 스승의날을 다시 폐지하자는 주장이 매년 스승의날이 다가올 때마다 제기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스승의날을 폐지하자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체로 교육 현장에 스승이 없어진 지 오래고,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스승으로 존중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유명무실한 기념일을 차라리 폐지하자는 것입니다. 학년말인 종업식 날로 옮기자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승의날이 학년말이 되면 교사와 학생, 부모가 부담없이 감사의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2018년에는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스승의날을 법정기념일에서 제외하고 대신 ‘교사의 날’을 제정해 달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중등교사노조는 “스승의날은 최근 교사들이 폐지 서명운동을 벌일 정도로 교사들에게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날이 돼 스승을 공경한다는 제정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법정기념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마지못해 행사를 치르는 고욕의 날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어 “교사들에게는 학부모나 제자가 부담을 져야 하는 ‘스승의날’보다 교사의 전문성과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제정하는 ‘교사의 날’이 더 필요하고 반가운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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