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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백화점 '공간 전쟁' 불 붙었다…"'더 넓고 특별하게' 차별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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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고객 특성 반영한 독창적 공간…명품관 확대 경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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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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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이 '더 특별한' 공간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다 경쟁 백화점과 확실하게 차별화가 가능해서다. 온라인과 경쟁사 모두를 견제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는 셈이다.

백화점들의 공간 전쟁은 명품관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명품 소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좀더 럭셔리한 공간에서 쇼핑을 즐기고 싶어하는 명품 소비자를 겨냥한 조치다.

◇백화점의 '맛집촌'화…소비 넘어 '일상'을 공유

1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거점 백화점들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 휴식·여가·문화 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도심 속 공원'을 표방한 더현대 서울이 대표적이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일인 지난 2월24일부터 4월 최근까지 한달 남짓만에 총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출점 1년만에 연매출 1조원 돌파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당장의 매출보다 고객 편의를 우선시 한 '역발상' 전략이 오히려 더현대 서울의 매출 급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연매출 2000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면적을 매장 대신 실내조경과 문화공간 등 고객들을 위한 휴식·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

또 더현대 서울과 인근 영등포역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의 공통된 특징은 백화점의 '맛집촌'화다. 전국 유명 식당들을 대거 입점시켜 고객들이 일일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한 곳에서 다양한 맛집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근 주민들과 백화점을 주로 찾는 고객들의 특성에 맞춘 독창적인 콘텐츠와 편집숍, 특히 주민들과의 소통과 접점을 넓히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백화점들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에는 백화점 속 화랑인 '아트스페이스'가 들어서있다. 이곳에는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고객들의 작품 감상 및 구입을 도와준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운영 중이며, 1층 열린광장과 10층 문화홀에서 각종 전시회나 문화공연, 명품 팝업스토어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그룹 계열사 롯데건설과 협력해 오는 5월 백화점 5층 매장에 2600㎡(약 800평) 규모의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오픈 시기에 맞춰 가전·가구 등 전시 품목도 입점하고, 모델하우스 주변에 도서관·베이커리 카페 등을 유치해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 체험형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공간'에서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백화점의 차별화된 장점"이라며 "쇼핑은 물론 고객들의 '생활' 전반을 공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각 지점마다 고유한 특성을 최대한 살려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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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소비자들이 1층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뉴스1 최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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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더 날았다"'명품관' 경쟁도 후끈

백화점 공간 경쟁의 또다른 핵심은 '명품관'의 확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백화점 67개 점포 중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곳은 단 9곳뿐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명품 라인업'을 굳건히 구축한 곳들이었다.

신세계백화점 강강남점은 지난 2019년 전년 대비 14% 매출이 늘어나며 국내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5.5% 더 성장하며 총매출 2조394억원을 기록, 국내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강남점을 포함 센텀시티·본점 등 신세계의 매출 상위 3대 백화점 모두 이른바 '3대 명품'인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를 비롯한 명품 라인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올 한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영업면적을 더욱 넓히고 명품관을 확장하는 등 강점을 '독주' 체제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더현대 서울과의 '규모 싸움'도 눈길을 끈다. 신세계 강남점은 더현대 서울 개점 이후 '서울 최대 규모'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신세계는 이번 리뉴얼 작업을 통해 이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현대 서울의 영업면적은 8만9100㎡(약2만6952), 기존 1위였던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8만6500㎡(약 2만6166평)이다.

롯데백화점 또한 명품 경쟁력을 강화해 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와 달리 전국 매출 2위인 본점(1조4768억원, 14.8% 감소)을 비롯해 대다수의 백화점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 '명품' 경쟁력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만큼 롯데백화점은 올 한해 이를 만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당장 본점부터 명품관 면적을 2배 늘리는 리뉴얼 작업을 올해내 완료할 예정이다. 1층 화장품·명품 잡화 코너에선 화장품 매장을 지하로 내리고 빈 자리를 수입 명품, 고급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채운다. 현재 여성패션관이 자리한 2~3층도 해외 유명 편십숍 등으로 새단장하고, 5층 남성관 또한 명품 브랜드 남성 라인을 입점시켜 '남성 명품관'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 오픈 예정인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명품관 구성과 유명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특히 지역의 주축인 중산층 20~30대 신혼부부를 겨냥해 패션뿐 아니라 수입 명품 가구와 자체 라이프스타일숍 '더콘란샵' 등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내세워 고객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유사한 전략으로 승기를 잡은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판교점은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9.4% 급증한 1조74억원을 기록하며 개점 5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 '최단기간 1조' 기록을 세웠다.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도 단숨에 5위까지 올라섰다.

판교점은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유수의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서울 백화점들 못지 않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중산층 신혼부부 등 영앤 리치(젊은 부유층)를 겨냥한 '2030 고객 전용 VIP 라운지'와 럭셔리 남성 전문관, 럭셔리 슈즈 전문관, 아동 전문관 등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명품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 개선이 필수 소비재에 비해 우위에 있을 수 밖에 없다"며 "(1분기보다) 2분기의 백화점 사업자의 실적 반등 폭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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