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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it슈줌] 화재로 소실된 장애인시설이 119원으로 복구된 ‘어메이징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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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TV] it슈줌 인터뷰

인천소방본부 기부 프로젝트 ‘119원의 기적’

하루 119원이 월 3570원으로…2억2천만원 모금



“소방관들은 현장에서 본 안타까운 장면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동료들끼리 얘기하다 보면 다들 비슷한 기억들이 있더라고요. 갑작스럽게 피해를 본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시작했어요.”

서영재 소방관(인천소방본부 소방행정과)이 입술을 뗐다. 그는 2019년 8월 동료들에게 기부 프로젝트 ‘119원의 기적’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1인당 하루 119원씩, 매달 3천570원씩 모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커피 한 잔 값이 모이면 재난 피해자를 돕는 마중물이 될 것 같았다.


‘잘 될 수 있을까?’ 처음엔 서 소방관조차 반신반의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제안한 첫 달, 1천여 명이 참여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함께 하겠다는 이들이 늘어 지금은 4천여 명(2021년 4월)이 참여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직원 2천800명에 시민과 기업 직원들도 매달 ‘119원의 기적’에 동참하고 있다. 2년 사이 기부금 2억2천만 원이 쌓였다. 이중 절반은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35가구에 전달됐다. 긴급 생계비와 재활 치료비, 화재 피해 복구비, 심리 정서 상담 비용 등을 세심하게 살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을 우선 순위로 수혜자가 선정됐다. 매달 열리는 인천소방본부 심의위원회가 현장 소방대원들이 추천한 대상자들을 심사해 기부금 수혜자를 결정한다.

서 소방관은 첫 기적이 실현된 순간을 잊지 못한다. 2019년 10월 인천 강화도에 있는 발달장애인 직업 재활시설 우리마을에 큰불이 났다. 발달장애인 50명이 일하던 건물이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화재 피해 복구비 1천만 원을 지원했다. 우리마을은 지난 14일 불탄 건물을 다시 세웠다.


“살다 보면 무뎌지는 것뿐이지 잊을 수는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