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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단독] 네이버, 구글에 결제서비스 탑재한다…인앱결제 반대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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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수단에 네이버페이도 추가
인앱결제 강제 반대했지만 셈법 복잡해진 네이버
"타사 콘텐츠 결제 수수료 수익으로 失보다 得 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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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가 구글 내부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에 연동된다. 앞으로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플레이스토어’에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기존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휴대폰결제 등에 더해 네이버페이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구글 인앱결제 정책에 반대하던 네이버가 한 발 물러나 구글과 손잡고 페이 수익을 확대하는 길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조만간 인앱결제 연동과 관련해 구글과 계약 조건을 확정하고 구글 앱 마켓 결제 수단에 네이버페이를 도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이 인앱결제로 거둬가는 수수료는 앱 마켓 운영비와 앱 생태계 투자, 결제사에 내는 결제 비용 등에 쓰인다. 예컨대 휴대폰 결제로 인앱결제를 쓰면 수수료 30% 가운데 절반이 통신사 몫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이용자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로 유료 앱, 유료 디지털재화 등을 구매하면 결제 대금의 일정 비율이 네이버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기존에 네이버는 구글 인앱결제 확대를 두고 구글과 갈등을 벌여왔다.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모든 콘텐츠 앱에 대해 인앱결제를 강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앱결제는 기존에는 게임 앱만 의무였으나 이제 웹툰, 음악, 동영상 등에도 의무 적용된다. 네이버는 웹툰 서비스 네이버웹툰과 음악 서비스 바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안에서 운영되는 콘텐츠 앱 관련 결제 서비스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인앱결제를 쓰면 각 앱에서의 결제가 구글 플랫폼상에서 정산돼 앱 마켓에 내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외부 결제 시스템으로 우회했던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원래는 안 내도 됐던 비용이 갑자기 생기게 돼 구글의 정책 변화를 반대했다.

국내 기업들의 거센 반발로 국회에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하지만 지난달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하며 최근 들어 국회 법안 처리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구글이 기존 30%였던 수수료율을 매출 100만달러(약 11억원)까지에 대해 15%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구글 앱 마켓을 쓰는 전 세계 앱 중 99%가 연 매출 100만달러 이하여서 대부분 개발사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온전히 볼 전망이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이 회원사로 있는 인터넷기업협회는 "본질은 결제 시스템의 선택권에 있다"며 구글이 꼼수를 부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다가 네이버페이를 구글 앱 마켓 결제시스템에 연동하게 되며 네이버 입장에서는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구글 인앱결제 확대로 실(失)보다 득(得)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가 직접 운영하는 웹툰, 음악 등 사업에서 생기는 부담보다 타사 콘텐츠 서비스로부터 챙겨가는 결제 수수료 수익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구글플레이에서 네이버페이를 통해 멜론이나 카카오페이지, 넥슨·엔씨·넷마블 게임 등의 유료 서비스를 결제하는 이용자가 늘수록 그에 비례해 네이버가 버는 돈도 많아지는 것이다.

구글 앱 마켓 연동과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시행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했다. 구글 관계자도 "확인이 어렵다"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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