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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카카오, 주식 5000억 ‘블록딜’에도 주가 끄떡없네…성장 기대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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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전체 발행주식의 1% 규모 매도
조정 우려에도 블록딜보다 비싼 가격에 장 마감
자회사 IPO, 광고·커머스 각종 사업 급성장 기대

조선비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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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보유 중인 카카오 주식 수천억원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했다. 앞서 "살면서 전 재산의 절반을 사회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블록딜이라는 ‘악재’에도 주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수요예측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장을 마감하며 카카오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 16일 오전 카카오 주식 총 432만1521주가 한 주당 11만5700원에 시간외매매됐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팔린 카카오 주식은 약 5000억원 어치이며 카카오 전체 발행 주식의 1% 규모다. 172만8608주가 김범수 의장의 것이고 259만2913주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주식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김 의장이 블록딜에 나선다는 소식은 하루 전인 지난 15일 장 마감 이후 전해졌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다음 날 주가가 급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약 2년 전인 2019년 5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카카오 주식 약 3500억원 어치(지분율 3.3%)를 장 마감 이후 블록딜했을 때도 이튿날 주가가 6.7% 떨어졌다.

하지만 김 의장이 블록딜에 나선 이번 경우 16일 주가는 전날보다 1.2% 떨어진 11만9000원에 마감했다. 오히려 블록딜 가격(11만5700원)보다 더 높은 가격이다. 또 전날 카카오가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일을 맞아 7.6%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블록딜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통 전날 급등한 주가는 다음 날 조정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콘텐츠, 모빌리티, 페이, 뱅크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또 카카오톡 등 주력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광고사업이 급성장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등 카카오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에 김 의장이 블록딜 수요예측에서 할인율 한도를 5%까지 설정한 것도 앞으로 카카오 주가가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보통 대주주가 블록딜을 추진할 때 할인율 한도를 8~9%로 두고 많게는 15% 내외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 블록딜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내놓았다는 것이다.

다만 카카오 주가가 최근 빠르게 오른 것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만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50% 넘게 상승했다. 19일 오전 현재 카카오는 전날보다 1% 오른 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성장성과 별개로 주가가 급격하게 올라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조그만 이슈에도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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