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충남대병원에서 오는 20일부터 운영될 ‘아바타 수어’ 키오스크의 모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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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기관에 현장 방문하는 절차가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병원 현관 앞에 수어를 하는 ‘아바타’를 등장시켜 청각장애인에게 출입 절차를 안내하는 서비스가 시범 도입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개발한 아바타 수어 기술을 충남대병원에서 오는 20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아바타 수어 장비는 병원 입구로 들어온 청각장애인이 3차원 아바타 캐릭터가 등장하는 키오스크(무인 안내기) 앞에 서서 대면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진짜 사람 같은 사실감을 띤 20대 젊은이 모습의 캐릭터는 병원 방문자에게 인사를 건넨 뒤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 절차와 문진표 작성 요령 등을 수어로 안내한다. 캐릭터는 얼굴을 좌우로 기울이거나 입술을 당기는 것처럼 소통에 도움이 되는 동작도 할 수 있다.

연구진이 아바타 수어 기술을 고안한 건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국면 때문이다. 의료기관의 방역과 출입 관리가 복잡해졌지만, 비장애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존의 키오스크만으로 청각장애인들이 관련 절차를 충분히 이해하긴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이다.

공동연구기관으로서 이번 아바타 수어의 감수를 맡은 한국농아인협회 측은 “병원에 갈 때마다 제대로 된 문진표 작성 안내가 없어 많은 불편이 있었다”며 “장애인들도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받지 않을 수 있도록 연구진 기술이 널리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병원 출입뿐만 아니라 기타 공공시설 민원 안내, 온라인 학습시스템 등에도 아바타 수어가 쓰일 수 있도록 기술 발전에 노력할 계획이다. 또 주문형비디오(VOD)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대상으로 자막과 수어 번역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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