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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시그널] 모바일 확대가 먼저···롯데와 선 그은 중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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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경영진에 네이버 출신 등 중용

이커머스 후발주자인 롯데 참여 배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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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했지만, 인수 후 경영진 구성 등 실제 사업에서 한 발 떨어져 있기로 했다. 롯데가 재무적투자자(FI)와 공동 인수한 탓도 있지만, 롯데온 등 롯데의 기존 이커머스 사업이 부진한데 섣불리 경영에 나서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다르면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한 유진자산운용·NH프라이빗에쿼티(PE)·오퍼스PE가 영입한 중고나라의 주요 경영진 명단에는 롯데 측 인사가 올라있지 않다. 유진자산운용 등은 약 1,1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중고나라를 인수했는데 롯데는 여기에 300억 원 가량을 출자했다. 유진자산운용 등은 지난해부터 중고나라 인수를 추진했지만, 최근 롯데가 전격 합류하면서 약 1년 여 만에 인수를 마무리하게 됐다.

인수자 측이 새로 인선한 중고나라의 최고경영자(CEO)·최고운영책임자(COO)·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은 대부분 네이버 등 정보통신(IT) 기업의 광고·마케팅 등 전문가로 구성했다. 홍준 CEO는 2000년대 초반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서 검색광고 상품기업과 서비스, 광고운영실을 거쳐 쇼핑 전략 테스크포스를 거친 인물이다. 이후에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퓨쳐스트림네트웍스와 애드포스 인사이트 등을 거쳤고, 최근까지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벌였던 위블락을 이끌었다. 한 관계자는 “롯데가 유통 강자이긴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않았고 전통적인 유통업과 이커머스 상의 중고거래는 다른 영역이어서 일단은 롯데와 구분해서 가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고나라 인수자의 계획은 롯데와 시너지 보다 오히려 기존 중고나라 가입자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하느냐다. 중고나라 전체 가입자는 2,330만 명이고 월간 순이용자는 1,200만 명, 연간 거래액은 2020년 기준 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거래 앱으로 주목받은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1조~1조 5,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는 중고나라보다 덩치는 작지만 앱 기반 사용자를 확보했고, 성장세가 두드러져 있어 수익구조만 찾는다면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카페에서 출발해 2016년에 이르러서야 앱을 도입했다. 앱 도입은 번개장터(2010년)이나 당근마켓(2015년)보다 늦은 셈이다. 최근까지도 카페 가입자 기반으로 운영하면서 앱 가입자를 늘리는 투트랙으로 경영하면서 수익구조 없이 정체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장속도가 가파른 당근마켓이나 번개 장터 역시 수익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까지 내년 이후 중고 시장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경쟁은 심화되는 분위기다.

중고나라의 매출액은 2017년 26억 원에서 2019년 54억 원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손실도 24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당기순손실은 25억 원에서 58억 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나라 가입자는 업계 1위 수준으로 이들을 모바일로 돌릴 수 있는 지 여부가 인수자 성공의 관건이고 그게 되어야 재무적 투자자도 롯데에 재매각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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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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