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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스라엘·그리스 국방조달 협정에…심기불편한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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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키프로스 두고 갈등

이스라엘과도 껄끄러운 관계

[경향신문]

그리스가 이스라엘과 16억5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조달 협정을 맺었다. 키프로스를 두고 그리스와 신경전을 벌여오던 터키는 이스라엘과도 사이가 틀어진 상황이어서 그리스·이스라엘과 터키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간) 공군훈련센터 설치·운영을 지원하고, 합동훈련을 개시하는 내용의 협정을 그리스와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군수업체인 엘빗이 22년에 걸쳐 그리스 공군훈련센터를 운영하며 훈련과 물류 지원에 나선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양국 간 협력이 국방, 경제, 정치에서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그리스의 유대 강화로 터키와의 긴장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터키와 그리스는 15세기 말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이 그리스 지역을 점령한 이후 수백년간 앙숙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두 나라는 키프로스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여왔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그리스와 터키가 서로 영토 주권을 확보하려는 다툼 속에 키프로스공화국과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으로 분할됐다. 국제사회는 그리스계가 다수인 키프로스공화국만 정식 국가로 인정했다. 문제는 10년 전 키프로스 연안 대륙붕에서 대규모 가스 유전이 확인되자 터키가 시추선과 지질탐사선 등을 현장에 파견해 키프로스·그리스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터키와 이스라엘의 관계 또한 껄끄럽다. 한때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정도로 긴밀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터키에서 이슬람주의를 내세운 정의개발당(AKP)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하고 있다. 2010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입항하는 민간구호선을 공격해 터키인 구호활동가 10명이 목숨을 잃자 터키는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했고, 이후 관계정상화와 단교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 협정은 지난 16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그리스, 키프로스 4개국이 키프로스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한 지 며칠 만에 타결됐다. 이미 지난달부터 이스라엘군은 그리스, 키프로스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터키 견제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5일 그리스, 터키 양국 외무장관이 긴장 완화를 위해 비공개 회담을 가졌지만 말다툼만 하고 돌아섰다”면서 서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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