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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러시아 “ISS프로젝트 탈퇴, 독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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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과 제재 등 갈등 빚어

中과 밀착… 공동으로 우주 협력

세계일보

러시아가 2025년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서 발을 뺄 전망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TV 프로그램에 나와 “ISS에서 탈퇴하는 대신 지구 주위 궤도를 도는 독자적 우주정거장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각국 등 ISS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다른 나라에 러시아의 입장을 성실히 사전 통고하겠다고 전했다. ISS는 300~400㎞ 높이에 떠 있는 축구장 크기의 대형 구조물이다. 1990년대 초 탈냉전 분위기 속에 미국의 ‘프리덤 우주정거장’, 러시아의 ‘미르2 우주정거장’, 유럽의 ‘콜럼버스 연구실 모듈’ 등 계획을 하나로 통합한 게 ISS다. 1998년 러시아가 첫번째 모듈을 발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설이 시작됐다.

모듈의 설계 수명은 15∼20년이어서 ISS는 현재 노후화 문제를 겪고 있다. 최소한 2024년까지는 운용될 예정이지만 2025년 이후 운명은 결정되지 않았다.

옛 소련 시절부터 우주개발 강국으로 중심적 역할을 맡아온 러시아가 ISS에서 이탈하면 우주 분야에서 국제협력의 상징이던 ISS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ISS 건설과 보급선 발사에서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는 절대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이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뒤로는 러시아의 소유스가 ISS 수송을 전담해왔다.

하지만 반세기에 걸친 러시아의 우주 강국 면모는 최근 퇴색하고 있다. 소유스 후속 우주선 개발 프로젝트가 번번이 취소되는가 하면, 1990년대 개발한 ‘앙가라 A5’ 로켓도 여태 시험 비행 두 번 한 것이 고작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가 러시아 우주 과학도 옥죄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ISS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 역시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결정됐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핵과 우주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그 대신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중국과 공동으로 달 연구용 우주정거장을 세우기로 발표한 바 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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