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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4차추경·정책금융·만기연장에도 2금융 부실대출 9000억↑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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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고정이하여신 11조4129억

연체 채권 규모도 8조7258억 달해

윤창현 의원 "금리인상 맞물리면 위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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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부실 대출 규모가 1년 새 9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만기를 연장하도록 조치한 대출이 ‘정상여신’으로 분류됐음을 고려하면 실제 부실 규모는 더욱 클 거란 분석이다.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유예가 끝나는 9월부터 2금융권의 ‘빚폭탄’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농·수·산림조합의 고정이하여신은 11조4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963억원 증가한 수치다. 업권별로는 농·수·산림조합이 5조647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업계가 3조2991억원을 기록했다. 신협의 경우 총 2조4677억원이었다.


고정이하여신은 사실상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대출금을 말한다. 3개월 이상 이자를 받지 못하는 ‘고정’, 6개월째 이자를 못 받은 ‘회수의문’, 회수불능이 확실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로 분류된 대출을 합한 금액이다.


고정이하여신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대형저축은행에서도 증가하는 추세였다. 자산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1조28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71억원 커졌다.


2금융권 여신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3개월 이상 이자도 못 내는 대출자도 덩달아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정부의 시중은행 대출 옥죄기로 2금융권 여신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2금융권의 총여신은 1년 만에 71조3848억원 늘어 619조870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월이 시작될 때만 해도 1조5726억원 늘어나는 것에 그쳤던 여신은 이후 매달 평균 5조4584억원씩 증가했다.


분할상환금을 포함해 약정한 날짜에 돌려받지 못한 연체채권 금액도 직전 연도보다 495억원 늘어난 8조7258억원을 기록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42.17%(2조5884억원) 불어난 규모다.


4차추경·정책금융에도 부실채권 급증…"금리인상 맞물리면 위기"

2금융권 중에서도 협동조합의 연체채권이 6조1968억원으로 전체 71.01%를 차지했다. 2017년과 비교해도 저축은행은 7.92% 늘어난 정도에 그쳤지만, 신협과 나머지 조합은 각각 90.51%, 52.85% 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고, BIS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실제 주요 저축은행 업계와 대형 협동조합의 경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며 대대적인 금융지원을 펼치고, 금융당국이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을 쏟아냈음에도 부실 차주가 급증해 안심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정부 주문으로 만기가 연장되고 이자 납부가 유예된 대출상품은 ‘정상’으로 분류된다. 연체율 지표 역시 위기 뒤에 급증하는 후행지표인 데다, 상환유예로 연체액은 제자리라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창현 의원은 “부채 리스크가 줄어든 게 아니라 정부 개입으로 빚 문제를 억제해둔 것”이라며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 유예가 끝나는 9월부터 부채에 따른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체와 부실이 증가한 제2금융권의 부채 문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맞춤형 채무조정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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