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80대 한국계 노부부
20대 미국 남성의 무차별 공격에 얼굴 다쳐
흑인 어린이에 ‘인종차별’ 욕설한 30대 남성
트럭 몰고 돌진하는 등 위협 가했다 ‘철창행’
흑인 조지 플로이드와 단테 라이트가 경찰관에 의해 목숨을 잃은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18일(현지시간) 흑인·아시아계 공동체 연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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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가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증오범죄 등 인종차별로 요즘 몸살을 앓는 가운데 아무런 이유 없이 한국계 노부부를 무차별 공격한 20대 남성이 증오범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흑인 어린이한테 인종차별적 욕설을 내뱉은 30대 남성은 재판에 넘겨져 법정에 서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일간 USA 투데이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州) 오렌지카운티 오렌지시(市) 경찰은 79살 한국계 남성과 그의 80살 한국계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마이클 비보나(25)를 붙잡아 구금했다. 증오범죄와 노인학대 등 혐의가 적용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비보나는 지난 18일 공원에서 산책하던 한인 노부부에게 일부러 접근했다. 이어 두 사람의 얼굴을 마구 때리고 땅바닥에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조사 결과 비보나는 한인 노부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어떤 이유도 대지 않은 채 이른바 ‘묻지마 폭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 사건이 벌어진 뒤 공원에 있던 사람들은 이를 말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시민들이 직접 비보나를 제압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신병을 넘겼다.
경찰이 신원조회를 해보니 비보나는 이 사건에 앞서 일본 도쿄올림픽 가라데 종목에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일본계 미국인 코쿠마이 사쿠라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보나는 지난 1일 공원에서 운동하던 사쿠라에게 접근해 “역겨운 중국인,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말하는 등 인종차별 발언과 욕설을 하며 20여 분간 괴롭혔다고 한다. 경찰은 이같은 행위에 대해서도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미국 뉴욕주 퀸스의 플러싱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증오범죄 대응을 위해 시민 순찰대가 마련한 호신술 수업을 받는 모습. 퀸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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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주에선 트럭을 몰고 흑인 어린이들에게 돌진해 위협하고,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은 셰인 멜빌(36)이란 남성이 기소됐다.
지난 10일 홀브룩 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이들 사이에 벌어진 몸싸움이 범행의 발단이 됐다. 다툼을 벌인 한 어린이의 친척인 멜빌은 “도와달라”는 아이의 부탁에 트럭을 몰고 학교 운동장에 나타났다. 그는 싸움에 가담한 흑인 어린이들을 발견했고, 곧 그들과 말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경찰 조사 결과 멜빌은 10대 흑인 소녀의 뺨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트럭에 올라타 인종차별적 욕설을 여러 차례 퍼부으며 흑인 어린이들을 향해 난폭하게 차를 몰았다고 한다. 공포에 사로잡힌 어린이들은 그를 피해 황급히 달아나야 했다.
5일 뒤 경찰에 체포된 멜빌은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그에게 위험한 무기를 사용한 공격, 시민권 침해, 인종차별적 공격 등 혐의를 적용했다. 애초 구금됐던 멜빌은 750달러(83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난 상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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