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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모욕 의도 아냐” 소녀상에 일제 패딩 입힌 남성, 잡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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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해당 남성, 정신 질환 앓고 있어

“패딩 입힌 건 일본을 모욕하려는 뜻”

세계일보

'평화의 소녀상'에 입혀진 일본 브랜드 패딩. 강동구 평화의 소녀상 보존 시민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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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평화의 소녀상에 일본 브랜드의 패딩 점퍼를 입혀 모욕 혐의 등으로 고발된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남성은 “패딩을 입힌 것은 모욕하려는 뜻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1월22일쯤 강동구청 앞 잔디밭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에 일본 브랜드 패딩을 입히고 동상 옆에 낡고 흙이 묻은 같은 브랜드 신발과 가방 등을 놓은 인물로 남성 A씨를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1월 해당 소녀상은 일본 브랜드 패딩 점퍼와 티셔츠 등이 입혀진 채 발견됐다. 소녀상 옆에는 같은 브랜드의 신발상자와 가방도 놓여있었다. 안에는 흙이 묻어있는 운동화와 악취가 심하게 나는 양말, 트레이닝복 등이 담겨 있었다.

앞서 약 5000만원을 모금해 해당 소녀상을 세운 ‘강동구 평화의 소녀상 보존 시민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를 위안부 피해자와 강동구민 등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범인을 찾아 달라며 1월 25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당시 시민위 위정량 집행위원장은 “해당 일본 브랜드는 노노재팬 운동의 일환으로 2년 전부터 불매대상에 올랐던 브랜드”라며 “이런 제품을 입히는 것도 모자라 낡고 악취가 나는 것들을 소녀상에 놓아둔 행위는 위안부 피해자는 물론 강동구 주민들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반인권·반인륜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A씨를 검거한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경찰에 “패딩을 입힌 것은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려는 게 아니라 도리어 일본을 모욕하려는 뜻이었다”며 운동화 등을 놔둔 행위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측은 A씨에 대한 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고발을 취하하기로 하고 소녀상 건립에 모금한 시민 등에게 동의 여부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위원회가 취하서를 내지 않으면 모욕 혐의의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자 등에게 처벌 의사를 물어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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