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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광화문광장 공사 오히려 확대···“경복궁 월대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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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광화문광장 공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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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그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선거 과정에서는 재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매몰비용과 공사 진행상황을 이유로 들어 공사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오히려 경복궁 앞 월대(月臺·궁중 행사용 넓은 기단) 복원 등 ‘오세훈의 색채’를 더한 계획안을 다시 만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10월로 예정된 완공 시기를 최소 1~2개월 정도 늦추고, 예산도 추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 사업의 향후 방향에 대해 깊이 숙고했다. 원상복구 방안, 전면 재검토 방안, 보완·발전 방안까지 다양한 안을 두고 최선의 방안을 모색했다”면서 “서울시는 깊은 검토와 토론 끝에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진행하되, 현재 안을 보완·발전시켜 오히려 완성도를 높이기로 결론내렸다”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공사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미 34% 공정이 진행되었고, 2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상복구안의 경우 복구비용까지 최소 4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한다”라며 “전면 재검토안의 경우 장기간 광장 사용이 어려워 시민들께서 불편을 겪어야 하고 오히려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더 일으킬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남은 것은 보완·발전 방안이다. 오 시장은 “보완·발전안은 현재 계획된 안을 바탕으로 하되 역사성과 완성도를 더 높여 광장사업을 조속히 완성하는 안”이라며 “저는 유턴(U-Turn)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 지속 결정에 대해 “가능한 한 행정의 연속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저의 행정철학이 바탕에 있다”며 “문제점은 최소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민의 세금을 단 한 푼이라도 헛되이 사용하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바로 이것이 서울시장의 책무”라고 했다.

오 시장이 말하는 ‘역사성·완성도 강화 방안’의 핵심은 경복궁 월대 복원이다. 월대 복원은 2000년대 초반 광화문광장 조성을 본격 논의할 때부터 쟁점이 됐던 부분이다.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문화유산을 되살린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왕궁의 상징이어서 ‘시민광장’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론과, 광화문 앞을 지나는 사직로·율곡로 교통을 방해할 것이란 지적에 매번 부딪쳤다.

오 시장은 “광장의 역사성은 지난 2009년 광장 조성 당시부터 제가 가장 강조해온 부분”이라며 “역사성 회복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과제로 이번 공사에 추가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월대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다”면서 “월대의 복원은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현 재구조화 사업에 돌입하면서도 월대 복원은 올해 하반기 시작해 2023년 마치는 일정으로 유보해뒀다. 오 시장은 이를 앞당긴 것이다. 월대 복원을 위해서는 기존 설계안을 변경해야 하는데, 오 시장은 “(준공이) 1~2개월 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했다. 또 “어차피 (광장에) 나무를 심는데, 겨울 초입에 완성되면 나무 활착에도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기한이 늦어지면 봄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완공 예정 시기는 오는 10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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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계획안 조감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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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 발굴된 문화재와 동상 등 기존 광화문광장 설치물을 보전·활용하는 방안도 새 계획안에 담을 예정이다.

오 시장은 “육조(조선시대 관청) 거리의 흔적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문화재 보전 및 활용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 방안을 적극 고민해 반드시 보완하겠다”면서 “세종대왕의 애민사상이 보다 부각되는 상징물들을 조성해 역사적 의미를 드높일 뿐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상유 12척·23전 전승 등의 역사적 사실을 분수 형태로 담아내는 등 시민 여러분께 더욱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또 “의정부 터, 세종문화회관 등 공공부지와 KT건물 등 민간건물이 광장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오 시장은 공사 지속 결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그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장이 공사장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역사가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이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서울시의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화문광장 보완·발전계획을 마무리하는 즉시 시민 여러분께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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