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생명 지분 대부분, 이재용 부회장에게 갈듯
'이건희 컬렉션' 등 미술품 기증·사회 환원 계획도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날 수조 원대의 이 회장 유산 상속 내용과 사회환원 계획 등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창구는 삼성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산 상속은 다분히 오너 일가의 사적인 영역이나, 계열사 지분 상속 등에 따른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 등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가운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하고 있다. 2020.10.28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2020-10-28 08:47:34/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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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보유했던 재산을 감안하면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주식 지분만 11조366억원이다. 여기에 미술품·부동산·현금까지 포함하면 총 납부세액은 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리 삼성 오너 일가라도 막대한 상속세를 한번에 납부할 수 없기에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차례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5년 동안 나눠서 내는 방식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 회장의 유산 중 삼성전자, 삼성생명 지분이 유족에게 어떻게 배분되느냐 여부다. 이 회장이 보유했던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이다.
이 가운데 장남인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얼마나 상속받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져 있어,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많이 확보할수록 그룹지배력이 강화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보통주를 17.48%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각각 0.06%, 0.7%에 불과하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지분 대부분이 이 부회장에게 상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력이 미미한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등을 물려받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지분을 대부분 상속 받을 경우, 이 부회장은 막대한 세 부담을 져야 한다. 이에 상속 주식 가운데 지배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련해 유족은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삼성생명 상속 지분(20.76%)에 대해 이 부회장 등 유족 4명이 공유한다는 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했다.
신청서에는 각각의 개인이 상속 받을 정확한 몫을 특정하지 않았는데, 추후 재산 분할 합의 이후 구체적인 지분 비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속 내용 발표에서 이 부분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대신 인수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다만 이 경우,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문제가 부담이다.
앞서 이 회장이 2008년 일명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약속했던 1조원대 사재 출연과 사회공헌 계획이 담길지도 주목된다. 사재 출연은 이 회장 명의의 재단 설립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존 삼성 재단에 기부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소위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과 문화재 기증 규모도 관심사다. 최근 유족은 전문가 감정을 마치고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약 1~2조원 규모의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상속 내용과 상속세 납부 방안은 철저히 유족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며 “그룹 차원에서는 세부적인 내용을 발표 전까지 미리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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