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밤 손현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아들과의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 손현씨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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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정민이 늙는 거까지 볼게…우리 힘내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결국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인 손현(50)씨가 아들 생전에 나눴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나이 먹어가는 아들의 모습까지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
손현씨는 지난 2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과의 대화'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오늘은 장례 2일째다. 드디어 입관을 했다"며 "한강 물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예쁘게 예쁘게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과의 대화를 남기고자 한다"며 "제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물한 뒤로 (아들이) 그걸 써주면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고(故) 손정민 씨가 "아빠 고마워요", "저도 고맙고 사랑합니다" 등의 내용을 전하면서 이모티콘을 통해 '역시 우리 아빠', '아빠 사랑해', '우리 아빠 최고' 등의 표현을 더했다.
특히 정민씨가 할아버지를 그리워하자 손현씨가 "아빠 엄마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정민이 늙는 거까지 볼게…우리 힘내자"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손현씨는 "이 말을 저는 지키고 있는데 이 놈(아들)이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러웠다"면서 "이제 같이 여행은 못 가지만 아내와 다짐했다. 이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아들방을 똑같이 유지하기로"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엿새동안 근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드론·헬기·수색견 등을 동원해 실종장소 인근을 수색했으며 정민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를 애타게 찾는단 글을 올렸다.
하지만 결국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장소인 한강공원 반포수상택시 승강장 전방 20m 앞에서 그가 떠내려오는 것을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와 그의 구조견이 발견했고 시신으로 확인됐다.
손현씨는 아들의 사인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부검을 요청했으며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일 오전 정민씨의 시신을 부검 후 "시신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하고 있으며 결과는 이르면 보름 뒤에 나올 전망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byk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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