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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금리인상 언급됐다... 옐런 “경제 과열 막기 위해 금리 올려야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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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지출 완만한 금리 인상 유발"
美 당국자 중 처음으로 금리 인상 언급
뉴욕증시서 애플 등 기술주 급락 이어져
한국일보

미국 달러. A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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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 행정부의 역대급 돈 풀기로 경기과열 조짐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뚜렷해진 가운데, 원론적 얘기긴 하지만 고위 당국자가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입에 올리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옐런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 시사전문지 애틀랜틱 주최로 열린 ‘미래경제써밋’ 행사 사전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somewhat)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며 “(정부의) 추가 재정지출이 미국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긴 하지만 매우 완만한(some very modest)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 행정부가 수 차례 재정부양에 나서면서 어마어마한 돈이 시장에 풀린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ㆍ바이든 전ㆍ현직 미 행정부는 감염병으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려 지금까지 총 5조3,000억달러(5,057조원)를 지출했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물적ㆍ인적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계획에도 앞으로 4조달러(4,496억원)가 추가 투입된다.

때문에 정치권과 시장 안팎에서는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그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을 비롯, 통화당국 관계자들이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며 시장의 불안을 일축했지만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학자들은 과도한 재정 지출이 “반갑지 않은” 인플레를 촉발할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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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월 워싱턴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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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나 급등했다는 미 노동부 조사 결과 역시 인플레 염려를 더했다. 미 경제가 지속적으로 과열ㆍ거품 양상을 보일 경우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직전 연준 의장이자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수장인 옐런 장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금융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0.67%, 1.88% 떨어졌다. 특히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 등 성장주 급락이 가팔랐다. 애플은 3.5% 하락했고, 아마존은 2% 넘게 내렸다. 테슬라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도 1% 이상 하락했다.

예상 외 파장에 옐런 장관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그는 같은 날 오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내가 (금리인상을) 예측하거나 권고한 것은 아니다”라며 “나는 연준의 독립성을 제대로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기준금리 조정은 연준의 고유 권한인 만큼 옐런 장관이 개입할 권한은 없다. WSJ 역시 이를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이후 당정이 금리 정책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것이 수십 년간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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