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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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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오세훈 시장의 ‘之’ 유연함…시선 끝에는 ‘청년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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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보단 중도색깔 드러내며 외연 확장

현장 방문 14차례, 공식 간담회 9차례 등

‘서울비전 2030’ 밑그림 등 이미 재선행보

헤럴드경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비전 2030 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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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8일로 취임한 지 꼭 한달을 맞는다. 장장 9개월 간 시장 공백 상태였던 서울시를 빠르게 다시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고, 당초 우려와 달리 서울시의회, 당적이 다른 자치구들과 소통·협치하는 자세를 취하며 시정 안정을 꾀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이란 평가다. 반면 ‘서울형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에선 중앙정부와의 마찰, 시장(市場)의 역습 등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 시장의 첫 달은 숨 가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달 8일 취임 이래 공식 현장 방문만 14차례, 공식 간담 9차례, 기자설명회 9차례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임을 고려해 취임 첫 날부터 연속 사흘 서울 1호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전담병원(서북병원), 남산유스호스텔 생활치료센터와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 등을 찾았다. 이어 자신이 과거 재임 중 만든 다산콜재단(120다산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관광재단(옛 서울관광마케팅) 등을 찾아 애정을 드러내고, 지난 일화를 떠올리기도 했다. 신월여의지하차로 개통, 율곡로 도로개선 공사 등 오 시장이 취임 초 찾은 현장들은 대부분 과거 재임 시절에 자신이 출발시킨 사업들이다. 그밖에 서울창업허브, 6일 방문하는 고려대 캠퍼스타운 등은 미래 먹거리와 관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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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취임 한달 현장 행보 현황.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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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공식 업무를 보진 않았지만, 북서울꿈의숲, 경의선 숲길공원 등 자신이 만든 핫플레이스를 가족과 함께 다니면서 직접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오세훈TV에 올려 시민들과 공유하고 젊은이들과 소통했다.

오 시장의 최근 행보는 보궐임기 1년 3개월이 아닌 내년 재선 이후까지를 염두한 중장기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비전 2030 위원회’ 출범이다. 그는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청사진이 될 ‘서울비전 2030’ 수립을 위해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민간위원 40명을 참여시킨 ‘서울비전 2030 위원회’를 띄웠다. 비전 전략, 글로벌 도시경쟁력, 안전·안심 도시, 도시공간 혁신, 스마트 도시, 공정·상생 도시 등 미래 의제들을 6개 분과로 나눠, 오는 7월까지 공무원과 민간위원들이 중장기 계획을 세운다.

그의 시선은 2030 청년세대에 향해있는 것으로 보인다. 1호 공약 1인가구 지원사업 수립을 위해 1인가구 특별대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켰다. 오세훈TV에서 공개한 ‘직장인 브이로그’, ‘오세훈 리즈시절ㄷㄷ’ 영상 등은 청년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에서 오 시장에게는 만일 반대하면 서울시의회와 관계가 껄끄러울 수 있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 등은 크게 무겁지 않은 사안인 셈이다. 광화문광장 공사 유지 결정은 행정의 연속성 면에서 호평받으며,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 찬성과 함께 어린이집 급간식비 현실화 제안까지 던짐으로써 공정하고, 편파적이지 않은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보수진영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갈지(之)자를 그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보수가 아닌 중도성향까지 끌어안으려는 외연 확장 시도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시의회와의 갈등을 부를 수 있는 조직개편, 인사 면에서도 파격 보단 안정을 택했다. 공무원 중심의 시정을 꾀하고 6층 정무라인과 비서인력은 20명 안팎으로 최소화했다. 한 간부 공무원이 “솔직히 지금이 더 일할 맛 난다”고 평가한 배경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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