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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옐런이 쏘아 올린 '금리인상' 신호탄.."멀었다"는 연준 부인에도 찜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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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장관 "경기 과열 막기 위한 금리 인상" 가능성 제기

연준 인사들 대거 등판 "인플레 우려 일시적"..기존 입장 반복

조기 금리 인상론..'연준의 과도한 완화정책' 비난 커져

하반기 경기 지표 개선에 파월 임기 연장여부까지 맞물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을 수습하기 위해 연준 인사들이 대거 등판했다. 연준 목표치(2%)를 뛰어넘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고 ‘데이터’를 본 후 후행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수 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원치 않는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준은 2024년에야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지만 내년께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경제지표가 회복될수록 연준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내년 2월 만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연장 여부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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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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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은 총재부터 연준 이사까지 ‘기존 입장’ 반복하며 수습


옐런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잡지 ‘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리를 다소 인상해야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재무부 장관의 때 아닌 ‘금리 인상’ 발언에 연준 인사들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습 발언에 나섰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탠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닐 카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 (테이퍼링)을 시작하려면 상당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젠그렌 총재는 “올 하반기쯤에는 (테이퍼힝을 시작할 만한 상당한 개선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강력한 고용 보고서 하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하나”라며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함께 연준 내 2인자로 불리는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까지 나서서 “새로운 프레임 워크에선 데이터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보는 것”이라며 “800만명의 실업자들은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한) 급속한 경제 성장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도 “GDP, 실업률이 연준 생각보다 빨리 개선될 것이나 인플레이션은 완화될 것”이라며 “현재 정책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인플레 때문에 억지로 금리 올릴 것”이란 우려 여전

옐런 장관의 발언에 금리 상승에 취약한 기술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4일 1.9%, 5일 0.4%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2013년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시절 ‘테이퍼링 텐트럼’ 등과 비교하면 일부 기술주만 하락했을 뿐 채권, 외환 시장은 별 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6%에서 1.5%로 외려 하락했고 연준의 금리에 영향을 받는 2년물 국채 금리도 0.16%에서 0.15%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90선에서 91선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초부터 제기됐던 조기 금리 인상론에 시장이 흔들리면서 ‘예방주사’를 맞은 데다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금리 인상은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기도 하다. 옐런의 한 마디에 연준이 기존 정책을 쉽게 바꿀 가능성도 낮다. 이날 3대 뉴욕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초 제기됐던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준이 ‘원치 않는 금리 인상’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또 제기된다. 헤지펀드 대부 ‘레온 쿠퍼맨’ 오메가 어드바이저스 창립자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큰 인플레이션에 놀라고 시장은 2022년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연준을 보고 놀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준은 통화정책에 브레이크를 밟아 경제 회복을 훼손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밥 미켈레 JP모건 글로벌 채권 대표는 “내년 1월 연준은 미국 국채 매입을 100억달러, 모기지 채권을 50억달러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하게 될 것”이라며 “8월 잭슨홀 회의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3년 중반부턴 매 회의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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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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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2월 임기 끝나는 파월은..“바이든과 옐런 생각 같아”


한편에선 하반기로 갈수록 파월 의장이 임기 연장 여부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의 연임 여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하지만 옐런 장관의 입김도 작용할 전망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옐런 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이후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옐런 장관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이 연준의 기존 입장을 뒤흔든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통화정책은 복잡한 헤게모니에 휩싸일 전망이다.

CNBC가 월가 이코노미스트 및 펀드매니저 등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6%가 연준 의장의 연임을 예상했지만 차기 의장으로 민주당원 출신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 등도 거론된다.

바이든 정부는 부자 증세, 양극화 해소를 추진하고 있는데 초저금리 정책은 자산가격만 높여 소득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저소득·저신용자들은 대출 접근성이 낮아 저금리 혜택을 못 누리는 반면 풍부한 유동성은 주식, 부동산 등의 가격을 높여 자산가들의 배를 불려주기 때문이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완화적인 통화 정책은) 혜택이 비용보다 훨씬 크다”며 “코로나로 불균형적인 실업에 직면한 라틴계 미국인 또는 흑인 등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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