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출범 한 달 맞는 오세훈…실리 추구 속 신중 행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직안정 주력…시의회·교육청과 상생·협력 기조

연합뉴스

악수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서울시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출범 한 달을 맞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자 지우기'를 자제하고 실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정의 연속성과 조직안정, 협치를 강조하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보궐선거 다음 날인 지난달 8일 업무를 시작한 이래 무리한 대규모 인사나 정책 뒤집기를 피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시의회와의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 시의회·교육청과 협력…전임자 정책 지우기 자제

오 시장은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부터 추진됐으나 논란이 계속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계속한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시의회와 시교육청 제안대로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과 관련해 "원칙을 강조해 (기존 정책 기조를 뒤집고) 달리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입장 차이보다 시정의 연속성과 협치에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다.

시의회도 협조하겠다는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다.

시의회는 선거전에서 이슈가 됐던 오 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행정 사무조사를 보류했으며, 당초 4월 임시회에서 하려던 시정질문을 6월 임시회로 미뤘다. 지난 4일에는 9년 만에 수도요금을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시절인 2015년 만들어진 'I·SEOUL·U' 도시브랜드를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서 그대로 쓰도록 했다.

'I·SEOUL·U'는 2016년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상징물 조례'에 따른 공식 상징물로 지정해 시의회 의결이 없으면 시장이 독단적으로 바꿀 방법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지만, 자칫 무리한 정책 뒤집기로 비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인사하는 오세훈과 조희연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이달 4일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0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10년만에 복귀한 시정…정책·공약 시행착오

오 시장이 시정의 연속성을 중시하면서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초기 시행착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취임 나흘 만인 지난달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서울형 상생방역'을 내놨다.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래방·음식점 등 영업장이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영업시간 연장을 허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 같은 구상에 전문가들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서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자, 서울시는 자가검사키트 시범사업의 방향을 틀어 물류센터·콜센터·학교 등을 위주로 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4월부터 서울의 하루 평균 확진자가 200명대로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한 점도 서울시가 노래방·음식점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부동산 대책도 선거 공약보다 신중하고 현실적인 쪽으로 선회했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간판 공약 중 하나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내세웠으나, 취임 후에는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공급대책이 흔들리고 부동산 민심의 분노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서울시의회 방문한 오세훈 시장
(서울=연합뉴스) 4·7 보궐선거로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이 8일 서울시의회를 방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4.8 [서울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취임 직후 불가피한 소폭 인사만 단행

오 시장은 취임 직후 불가피한 부시장 임명과 일부 고위직 인사이동은 했으나, 대규모 인사조치나 고위급 정무직 특보 임명 등은 하지 않고 있다. 시정 안정을 위해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본격적 인사는 현재 시의회와 협의 중인 조직개편이 이뤄진 후 올해 7월 정기인사 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경쟁한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의 복심이었던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에 임명하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시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도 개방형 임기제 지방이사관으로 임용키로 하고 이달 10일까지 공개모집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입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0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1.5.4 yatoya@yna.co.kr



◇ 부동산 정책 꾸려나갈 주택정책실 추진

서울시는 오 시장 취임 후부터 조직개편안을 서울시의회와 협의 중이다. 시 측이 시의회에 제시한 조직개편안에는 현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격상시켜 기존 도시재생실의 일부 기능을 이곳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도시재생실의 나머지 부분과 지역발전본부를 합해 균형발전본부가 신설되고 도시재생실은 없어지게 된다.

도시공간개선단 축소와 명칭 변경, 기존 노동민생정책관 명칭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바꾸는 방안,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을 통폐합해 시민협력국으로 축소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다만 이런 개편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에서 논의되고 통과돼야만 실현이 가능하며, 오 시장 측과 시의회 사이의 관계에 따라 실현 시기와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시의회 임시회가 지난 4일 폐회해 이달 중 '원포인트'로 임시회를 다시 열어 조직개편안 조례를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시의회 정례회가 열리는 6월 10일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limhwaso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