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와 정민씨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가 맞절을 하고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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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정민씨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에게 선물을 건네며 감사를 나타냈다.
8일 오후 3시께 손현씨는 서울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에서 차씨와 만나 맞절을 하고 준비해온 선물을 건냈다. 전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내일이 어버이날이다. 정민이가 아빠한테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못 드리게됐다. 그래서 제가 선물을 대신 드리겠다"고 전한 차씨도 손현씨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이후 두 사람은 악수와 포옹을 하며 정민씨를 잃은 슬픔을 나눴다.
선물을 주기 전 손현씨는 한강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묵념을 하고, 인근 벤치에 시민들이 놓아둔 국화를 바라보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또 정민씨를 추모하는 글이 적힌 포스트잇을 한동안 응시하기도 했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한 시민에게 정민씨 사진을 그린 그림을 받고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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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모여 카네이션과 선물·편지를 주며 손현씨를 위로했다. 눈물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한 시민은 정민씨의 사진을 직접 그린 그림을 손현씨에게 건넸다. 그림을 받은 손현씨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인데 어떻게 알았냐"며 "정말 잘 간직하겠다. 정민아 네 사진을 그려주는 사람 있을지 몰랐지?"라고 흐느꼈다.
손현씨는 취재진과 만나 "(정민이를) 한강물에서 꺼내주신 분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아 나왔다"면서 "건강히 살면서 정민이의 입수 원인을 밝히는 데 힘내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어떤 형태로든 절대 원하지 않는다"면서 "마음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정민씨를 향해 "아빠는 서운했어. 이놈은 카네이션도 안주나 하고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해주시네"라며 "카네이션 같은 것 안 줘도 좋으니까 한번만 안아봤으면 좋겠구나. 너는 카네이션도 못 받아보잖아. 이 바보야"라며 눈물을 보였다.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지 닷새만인 지난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민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이달 중순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손현씨가 한강을 바라보며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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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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