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유영경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
간은 각종 영양분을 인체 여러 조직에 전달하거나 저장하고 알코올이나 약물 등을 해독하는 중요한 장기다. 하지만 간은 80% 이상 망가져도 아프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간암 수술은 암으로 생각되는 병변과 인접한 주변 정상 조직을 함께 절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암에서부터 적절한 경계를 두고 충분히 절제하는 것이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이다. 특히 간암은 간 내 재발과 전이가 빈번해 암 주변 구역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간암은 간경변과 동반된다. 정상인과 달리 간 기능이 저하돼 절제 가능한 간의 범위가 제한되고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또한 간 기능이 크게 떨어진 환자가 대량의 간 절제가 필요한 간암으로 진단받으면 간 절제술로는 치료가 어렵다.
간이식은 간암 치료법 중 가장 적극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간암 환자의 간을 모두 제거하고 공여자로부터 제공받은 간을 이식하는 것이다. 공여자가 뇌사자인 경우는 전체 간을 이식하고 공여자가 가족·친지에 의해 생체 간이식으로 진행할 때는 우엽이나 좌엽을 떼서 이식하게 된다.
간이식은 기증자에 따라 뇌사자로부터 받는 뇌사자 간이식과 일반 건강한 사람에게 받는 생체 간이식으로 구분된다. 뇌사자 간이식으로는 제공받을 장기가 부족해 차선책으로 생체 간이식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전체 간이식 환자의 80% 정도가 생체 공여자로부터 간을 공여받아 이식하고 있다. 혈연 기증자가 가장 적절한 기증자지만 비혈연 기증자는 도덕적 또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관계가 입증돼야만 기증이 허용된다.
간암 수술의 개복 절제수술은 과거에 비해 놀라울 만큼 정교해졌다. 개복 수술과 더불어 간암에서도 위치와 크기에 따라 복강경 간 절제술도 시행하는데, 복강경 수술의 장점은 수술 상처가 작아 개복 수술에 비해 회복 속도가 월등히 빨라서 수술 후 후유증을 현저히 줄이고 입원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복부에 한 개의 수술 구멍만을 이용하는 단일 통로 복강경 수술을 간 절제에 도입해 더욱더 수술 상처가 줄어들어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유영경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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