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김태희 71억, 하정우 45억 차익…연예인이 빌딩 팔면 고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손지창 부부도 매각해 110억 벌어

부동산 카페 “고점 아니냐” 잇단 글

톱스타들, 전문가 도움 받아 재테크

“고액 자산가 투자사례, 참고만 해야”

중앙일보

김태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김태희가 2014년 132억원에 사들인 서울 역삼동 빌딩을 지난 3월 203억원에 팔았다. 7년 만에 거둔 시세차익은 71억원. 해당 빌딩은 강남역에서 도보 2~3분 거리 역세권에 있다. 김태희는 역삼동 빌딩을 포함해 남편인 비와 합한 부동산 자산이 8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소지섭·한효주·이종석 등의 빌딩 거래를 자문한 박종복 미소부동산연구원 대표는 “강남구 빌딩의 시장 수익률이 연 2.5~3%란 점을 고려할 때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아파트 거래와 달리 거래 정보가 제한적인 빌딩·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장에선 일명 ‘연예인 투자’를 모범적인 투자 사례로 꼽는 경우가 많다. 톱스타 상당수가 전문 PB(자산관리인)의 도움을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일각에서 빌딩 투자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앙일보

하정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연예인의 빌딩 매각 소식이 이어졌다. 배우 하정우는 2018년 73억여원에 사들인 서울 화곡동 스타벅스 건물을 지난 3월 119억원에 팔았다. 시세차익은 45억여원. 지난 2월엔 배우 손지창·오연수 부부가 2006년 사들인 서울 청담동 빌딩을 15년 만에 매각해 11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중앙일보

배우 한효주가 지난 1월 매각한 서울 한남동 빌딩. 2017년 55억여원에 사들여 3년여 만에 80억원에 팔았다. [구글 거리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월엔 배우 한효주가 2017년 사들인 서울 한남동 빌딩을 팔아 24억여원, 배우 이종석도 같은 달 2018년 산 한남동 빌딩을 팔아 5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각각 올렸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올 초 연예인이 팔아 화제가 된 빌딩은 모두 유동 인구가 많은 요지에 있고, 수년 새 각종 호재로 가치가 오른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손지창·오연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는 일반인과 다르다. 먼저 투자 범위가 좁은 편이다. 일반인은 자금 여력에 따라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지방까지 수익형 부동산 투자 범위가 넓지만, 연예인은 서울에서도 요지만 골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박종복 대표는 “청담동·한남동 고급 아파트에 사는 연예인은 주로 인근에서 투자처를 찾는다”며 “익숙한 데다 부촌인 만큼 세입자 관련 스트레스도 적을 것이라고 보고 투자를 문의한다”고 말했다.

법인으로 투자해 절세 … 대출도 쉬워

투자 성향은 일반인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빌딩을 소유한 동안 임대료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4~5년씩 견딜 생각으로 투자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연예인은 소득이 높은 만큼 최대한 금융 레버리지(대출 등 자본을 지렛대로 활용해 자본 이익률을 높이는 것)를 일으켜 건물을 사들여도 개의치 않는다”며 “대출을 많이 일으킨 뒤 임대료 수익이 끊기면 당장 원리금을 내기 버거운 일반인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투자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법인’ 형식으로 투자해 절세하는 건 많이 알려졌다. 법인으로 투자하면 대출이 쉽고, 이자도 개인 대출보다 낮다. 개인으로 합산할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등기부등본에 개인 이름을 명시하지 않아 사생활도 지킬 수 있다. 무엇보다 양도세·종합부동산세를 아낄 수 있다. 박종복 대표는 “최근엔 개인 같은 법인인 ‘유한회사’ 형태로 투자하는 연예인이 많다”며 “유한회사 명의로 투자하면 양도 차익에 대한 절세 혜택은 그대로 누리면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를 한발 앞서가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을 기점으로 연예인 빌딩 투자가 청담동·신사동 등 강남 중심에서 이태원·성수동·연남동 등으로 한발 앞서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들일 당시에 비해 최근 몇 년 새 상권이 부쩍 커진 곳이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선 “요즘 들어 부쩍 연예인이 건물을 많이 팔고 있다. 빌딩 투자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최근 부동산 투자 동향을 고점의 신호로 보는 건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고액 자산가의 투자로서 참고할 뿐, 몇몇 사례를 두고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선종필 대표는 “연예인이 빌딩을 판 건 주식·암호화폐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하기보다 다른 부동산으로 ‘갈아타기’하려는 목적”이라며 “자금 사정에 따라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고, 여전히 빌딩 투자처를 알아보는 연예인이 많은 만큼 (잇단 빌딩 매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종복 대표는 “일반인은 발품을 많이 팔지만, 연예인은 직접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어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사기도 많이 당한다”며 “일반인과 투자 성향이 다른 만큼 따라잡기식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발 금리인상 현실화 땐 투자 악재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상가·빌딩 투자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신정섭 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규제가 적어 장기 저금리 추세에 관심을 받았는데 금리가 오를 경우 일시에 거품이 꺼질 수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가속화할 경우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보다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