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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기자수첩]'한강 대학생 사망' 억측들…사건 예단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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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28일 한강에서 실종된 대학생 아들을 찾고 있다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세상의 이목은 온통 이 사건으로 집중됐다. 이틀 뒤인 30일 아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후 무수한 추측과 의혹들이 쏟아졌고, 여론은 어느덧 한 사람을 '범인'으로 사실상 확신하고 있다.

지난 보름 새 이 사건 관련 뉴스는 포털과 유튜브 등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비슷한 시기, 평택항 부두에서 작업하다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 300㎏에 깔려 숨진 20대 청년의 사망 사고 때와는 주목도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똑같은 청년의 죽음이었지만 국민적 관심에서는 천양지차였던 것이다.

그 이면에는 아버지가 제기하는 의혹들이 일부 납득 가능하고, 단순 실족사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기에 관심이 더욱 쏠릴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각종 사이트에선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무작위로 옮겨다니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같이 있던 친구와 관련해 '가족이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이다', '강남세브란스 병원 교수다' 등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난무했고 빠르게 확산됐다. 실종 현장 인근에서 CCTV에 포착된 청소년 3명을 두고도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댓글 등 여론은 사실상 사망한 대학생의 친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 부모와 가족 신상털이까지 일삼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경찰이 이 사건을 '실족사'로 결론낼 경우 부실 수사라는 맹목적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찰은 현재 친구와 친구 가족에 대해 신변 보호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원인을 규명할 핵심시간대로 특정되는 지난달 25일 새벽 3시30분부터 새벽 4시30분까지 경찰은 친구의 동선을 대부분 파악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친구의 신분을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둔 것은 아직까진 그에게서 이렇다 할 범죄 혐의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의문스런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만취한 20대 대학생이 어쩌다가 차가운 물 속으로 들어가게 된 건지, 친구는 실종 당일 112나 119가 아닌 왜 자신의 부모와 한강을 찾은 것인지 등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인을 사실상 범인으로 지목하고 신상털이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자칫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은 차분히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때다. 진실이 규명되고, 그에 따라 비난을 해도 늦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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