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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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화살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진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국무위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하자 아직 일정도 잡히지 않은 김 총장 후보자 인상청문회를 벼르고 있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 후보자의 청문일정과 관련해 “현재 법사위원장과 여당 법사위 간사가 유고 상태”라며 “이 문제를 논의할 구조 자체가 안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체적인 방향에서 김 후보자는 매우 부적절하다.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의심되는, 편향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했다.
야당이 주목하는 부분은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적인 긴급출국금지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법무부 출입국본부 직원들은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에 앞서 민간인이던 그의 출입국 정보를 100여 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조회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이들의 보고 및 결재 선상에 있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법무부의 불법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한 공익신고서 내용 중 일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피신고인 중 한명으로 적혀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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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김 전 차관에 대한 법무부의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던 공익신고자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차규근 출입국본부장(기소)과 함께 김 후보자를 피신고인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현재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데, 김 후보자는 지난달 당시 직속 상관이던 박 전 장관과 비슷한 시기에 검찰의 서면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김 후보자의 경우 검찰총장에 오르자마자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재판 중인 피고인 현직 법무부 장관, 택시 기사 폭행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인 이용구 차관, 최근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까지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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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수사 중단 외압, 김오수 몰랐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이 지검장 기소 권고 결정을 수용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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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을 통해 청와대와 법무부 고위공무원들이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금지 과정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난 것도 김 후보자에겐 부담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6월 무렵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안양지청이 법무부 출입국본부 직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다는 보고를 받자 윤대진 검찰국장을 불러 “내가 시켜서 직원들이 한 일을 조사하면 나까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냐”며 강한 질책과 함께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이에 윤 국장은 이현철 안양지청장에게 전화해 수사 중단 취지의 언급을 했다.
또 비슷한 시기,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를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 등을 받는 이규원 검사는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을 인지하고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광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에 이 선임행정관은 당시 직속 상관이던 조국 민정수석에게 “이규원 검사가 곧 유학 갈 예정이다. 수사를 받지 않고 출국할 수 있도록 검찰에 이야기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런 내용을 조 수석은 윤 국장에게, 윤 국장은 다시 검찰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수석은 13일 “이 건과 관련해 어떤 ‘압박’도 ‘지시’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불법 과정을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김 후보자도 알았을 것”이라며 “설령 본인이 직접 불법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고 있으면서 아무 짓도 안 하고 있었다는 건 검사의 자격을 이미 상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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