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부분만 보여주면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몰라"
"국민에게 전부 보여주고 판단 받는 게 정치인 도리"
이 지사, '신비주의' 행보 보이는 윤 전 총장에 견제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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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포장지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국정 철학이나 생각을 본인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 아닌 언론이나 지인을 통해 대중에 알리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 같은 행보는 정치인의 태도가 아니라고도 비판,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본격적으로 견제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 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포럼' 창립식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예쁜 포장지 부분만 보여줘서 말하기 어렵다"며 "내용물을 봐야 판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분(윤 전 총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누군가 살짝 보여준 부분적 포장지밖에 접하지 못해서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판단하지 않나. 써보기라도 해야 하는데 포장지만, 예쁜 부분만 보여주시면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다"라며 "정치를 하실 것으로 생각되는데 전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판단 받는 것이 정치, 또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종 대권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두 사람 사이 경쟁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에서 김병욱, 민형배 공동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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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7~19일 3일간 전국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지율 25%로 1위를 기록했고 윤 전 총장은 19%로 2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0%)는 3위, 홍준표 무소속 의원(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 정세균 전 국무총리(2%)·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2%) 순이었다.
한편 이 지사는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일에는 이 지사의 여의도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 모임 '성장과 공정 포럼'이 출범, 민주당 전체 의원(174명)의 약 20%인 35명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직을 내려놓은 뒤 현재까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그는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면서도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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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 운동 41주기 전날인 지난 17일에는 언론에 메시지를 보내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역사의 교훈을 새겨 어떤 독재에도 분연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정치 행보를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윤 전 총장은 지난 2개월 동안 별다른 행보 없이 일종의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한편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유력 야권 대선후보인 윤 전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가 되면 야권 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후보군을 접촉하겠다"라며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지역과 세대와 계층이 같이 할 수 있는 용광로 같은 정당이 되면 모든 야권 후보들을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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