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 앞에서 무릎 꿇은 한미정상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영웅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무릎을 꿇고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가운데) 및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평안북도 운산 청천강 일대에서 중공군과의 전투에 참전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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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CMO)과 한국군 접종을 위한 미국 백신 도입이 결정되는 등 양국 간 백신 협력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양국 간 백신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한국군 장병 55만명을 대상으로 한 백신 지원 방침을 천명했다.
군 당국은 현재 30세 미만 장병 약 41만4000명 중 접종 동의자를 대상으로 다음달 7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데 미국 측 공급 상황에 따라 접종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23일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접종 계획은 앞으로 질병관리청, 국방부, 미국과 협의해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제공할 백신이 모더나 또는 화이자 백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군에 대한 미국 측 백신 지원으로 오는 8월께 한미 연합훈련부터는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를 원해왔던 미국이 이를 염두에 두고 백신 공급을 결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8년 미·북, 남북 대화 이후 한미 연합훈련은 대규모 야외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돼왔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요 백신을 대량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백신 허브'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과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모더나 위탁생산으로) 한국은 글로벌 백신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백신 협력을 통해 전문성과 개발 역량을 높일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기술이전에 착수해 올해 3분기부터 백신 원액을 들여와 수억 회 분량의 백신에 대한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의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 송도 공장에서 나오는 모더나 백신은 미국 외 시장으로 판매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모더나가 백신을 수주받은 외국의 규제기관별로 우리 생산시설에 대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3분기 안에 생산라인 설치부터 인증을 거쳐 최종 백신 출시까지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더나를 포함해 위탁생산 물량이 많아지는 것은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을 틔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과 기술적 결합을 통해 대규모 백신 생산기지가 되면 결과적으로 국내 백신 공급에 여유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모더나는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과 mRNA 백신 관련 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모더나는 또 산업통상자원부 및 복지부와 잠재적 투자 및 생산 관련 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 모더나가 우리나라에 mRNA 백신 생산시설 투자 및 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우리나라 정부는 투자 활동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복지부와 함께 노바백스와 차세대 백신 개발 및 생산 관련 MOU에 서명했다. 한미 양국은 기술이전 등 백신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도 발족하기로 했다.
양국 간 보건의료협력 MOU를 개정해 신종 감염병 대비 백신 및 의약품 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헬스 산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미국에서 남는 백신을 조기 도입한 뒤 추후에 되돌려주는 '백신 스왑'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있다.
최초 야당이 주장했던 백신 스왑에 대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의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예경 기자 / 임성현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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