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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文대통령 “대만해협 평화” 첫 언급… 中서 美로 기우는 외교 무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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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대북-대중 관계]

공동성명에 中 민감한 문제 적시

동아일보

한미 외교안보 참모들 한자리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문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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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럭(행운을 빕니다).”

21일(현지 시간) 오후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 미국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고 요구했느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에 난감한 처지를 잘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 임기 말 文 처음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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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그런 압박은 없었다. 하지만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했다. 중국은 대만이 자국의 일부라며 대만해협 문제를 다른 나라가 거론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던 문재인 정부가 5년 차에야 미국으로 다시 무게추가 기우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이 시급한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에서 미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에 호응하기 시작했다는 것.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이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만 문제뿐 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적 국제법 위반이라며 거부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 것을 지지하는 내용도 적시했다. 중국이 핵심 이익이나 내정간섭 사안이라고 보는 두 사안이 처음 한미 성명에 포함된 것. 특히 “한미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고도 했다.

정부가 참여에 미온적이던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간 협의체)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향후 쿼드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

○ 첨단기술 협력 이유로 “민주적 가치·인권”

특히 한미 정상은 별도로 발표한 한미 파트너십 자료에서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공급망 협력과 인공지능(AI), 6세대(6G) 이동통신 네트워크 등 핵심 신기술 연구개발 협력의 이유로 민주적 가치와 인권을 들었다.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민주적 가치에 따라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조성하겠다”며 민주주의 인권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력임을 드러낸 것. “핵심기술 수출통제 관련 협력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힌 부분도 반도체·전기 자동차 배터리·AI·5G 등 첨단기술 분야의 중국 이전 봉쇄에 협력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공동성명에 “세계보건기구(WHO) 개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기원에 대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평가 분석을 지원한다”고도 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응과 기원 조사에서 WHO를 “중국 편향”이라고 비판해왔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뒤 발표된 공동성명에 포함됐던 홍콩과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의 인권 상황 우려는 빠졌다. 그 대신 “다원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내외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할 의지를 공유했다”고 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KBS에 출연해 “대만의 안정과 평화과 우리 국익에도 직결된다는 우리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중국도 이번에 상당히 많이 고민할 것이다. 중국도 한중관계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학자는 동아일보에 “중국의 핵심이익과 직결되는 문제라 어떤 식으로든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권오혁 기자 / 워싱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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