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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WSJ이 분석한 보통강 아파트 건설에 힘 쏟는 김정은의 의도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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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J "김정은, 제재·코로나로 타격 경제 활성화 위해 평양 주택건설에 힘쏟아"

    "김일성 관저부지 파괴 주택건설, '인민우선'·'이념보다 실용주의' 메시지"

    "주택건설, 김씨왕조 정치·경제적 인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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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 31일 평양 시내 보통강 강변의 주택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공개한 주택 조감도./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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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평양의 주택 건설에 힘을 쏟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평양의 보통강 강변 최고 건물지구는 수십년 동안 본래 그대로였지만 지금은 평양에서 가장 뜨거운 주택 건설 장소라며 근대적인 아파트 단지는 경제 문제와 제재, 그리고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봉쇄 속에서 김 위원장이 힘을 과시하려는 국가전략의 톱니(cog·작지만 필요한 역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평양의 현대적 아파트는 김 위원장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동안 평양에서 5만 호를 건설한다는 목표 가운데 가장 호화로운 요소이며 김 위원장이 경제적 결핍을 인정하고, 더 많은 자기희생을 요구한 후에 허풍을 떨기 위해 이 화려한 프로젝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WSJ은 해석했다.

    평양 도심 보통강 강변에는 ‘다락식(계단식)’ 주택이 건설되고 있는데 완성되면 총 800세대가 사는 저층 빌딩 십여개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고, 김 위원장은 3월 25일, 3월 31일 두 차례 시찰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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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 31일 평양 시내 보통강 강변의 주택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주택 조감도를 보며 당 간부들에게 지시하고 있다./사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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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J은 북한 관영 매체가 보도한 사진과 미 싱크탱크 38노스의 분석에 따르면 보통강 강변의 호화주택은 노동당 본부와 김일성 광장, 그리고 최고인민회의 건물인 만수대의사당 인근에 있으며 15층으로 보이는 건물 중에는 테라스가 있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1940년대까지 미국 선교사가 운영하고, 500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재학했던 평양외국인학교가 있었고, 김일성 주석이 1970년대 주석궁(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관저가 있었다.

    북한 고위관리 출신인 탈북민 이철 씨는 북한 지도자들의 옛집들은 보존돼야 할 역사적 장소로 여겨진다며 한때 김일성 주석의 집이 있던 부지를 파괴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인민을 우선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이념보다 실용주의를 선호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WSJ은 북한이 국가적 위기의 시기에 사기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건설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며 김 위원장이 제재 중에도 스키 리조트, 관광지구, 2개의 주요 병원 건설, 평양 가로등 개량을 감독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주택 건설은 3대에 걸친 김씨 지도자들에게 정치적·경제적으로 인기 있는 사업(winner)이었다며 김일성은 40년 집권 중 매년 평균 약 10만호씩 400만호 이상을 건설했고,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통치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매년 평균 약 3만호 건설을 목표로 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매년 약 2만호의 주택을 건설했다고 LH토지주택연구원 최상희 연구원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권은 여전히 주택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매를 막지도 않고 있어 2010년대 상반기에 급격하게 늘어난 부자들에게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주택 소유는 매력적인 투자가 됐다고 WSJ은 탈북민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탈북민 출신의 임송 한국은행 연구위원은 2월 보고서에서 평양의 중간층 주택 가격은 3만달러(3400만원)에서 5만달러(5600만원)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2016년 기준 1300달러(146만원·세계 178위)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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