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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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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내 금리인상?…"가능성 열어뒀으나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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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통화완화 기조 유지·내년 이후 금리인상 전망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 언급해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은 열어뒀으나 실제로 올해 안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 "인상 시기 빨라질 가능성 열어둬"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 금리 인상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동안 금리 조정 여부와 시기에 대해 말을 아꼈던 이 총재의 이러한 언급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생각할 수 있게 여지를 남겼다"며 "지금 통화 완화 정도의 폭이 굉장히 크다고 했고 '당분간'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했으나 '당분간'이라는 기간도 그리 길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실제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1분기로 예상하지만 그 시기가 올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같이 여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이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묻는 질문에 이전과 달리 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며 "향후 금리 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거시경제 개선 상황을 거론할 정도로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풀이했다.

이어 "내년 중반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되 강화된 경제 개선 기대와 금융 안정에 주목해 인상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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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1.5.27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완화적 스탠스 확인…금리인상 언급은 의례적 멘트"

오히려 이 총재가 금리 정상화 관련 언급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지만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기준금리 정상화 시점이나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이 총재가 '살아나고 있는 경제 회복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부분이 완화적 스탠스를 재확인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적절히 제어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이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 자체를 닫지는 않았는데 통상 금리를 올리려면 사전에 준비 과정이 꽤 필요하다"며 "의례적인 통화당국 차원의 끝을 닫지 않는 멘트 정도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내 기존 통화정책 기조 자체가 바뀌거나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으로는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에 신경 쓰겠다는 의지가 꼽힌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금융 불균형을 얘기했고 이는 기타 대출과 신용 대출 증가"라며 "4월에 기타 대출이 11조원 넘게 늘었고, 빚을 내서 자산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 쏠림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뉘앙스를 풍긴 것은 향후 정책 방향은 정상화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며 "경제가 어느 정도 확신이 들면 정상화로 가겠다는 의지를 좀 더 보여줬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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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27일 결정했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코스피 약보합 마감…증시 영향은 미미

이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이 상대적으로 국내 통화정책 영향을 덜 받는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당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2포인트(0.09%) 내린 3,165.5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한때 3,142.37까지 하락했으나 오히려 금통위 이후 오후에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수출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보니 국내 통화정책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며 "금통위가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해도 금통위 이후 주식시장은 오전보다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식시장 상승 사이클의 출발점은 달러를 풀기 시작하면서 시작한 상승장"이라며 "달러를 회수하는 신호가 나오기 전에는 사이클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 총재 발언이)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시장에 앞으로 국면은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는 게 기본적인 흐름이라는 신호를 준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실제 금리 인상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시장 참여자들이 너무 앞서 나갈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이 총재 발언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경기 판단과 정책에 대한 고민을 내비친 정도로 볼 수 있다"며 "당장 정책 환경이 바뀌어야 할 정도로 실물 경제에 잠재 불안 요소가 없는 상태는 아니어서 너무 앞서 나갈 필요는 없는 내용"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금리 정상화는 생각해야 할 문제는 맞는데 그 시기가 2∼3년 후일 것"이라며 "당분간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리라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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